지난달 말 미얀마 양곤에 있는 탄딘마을에 우물이 생겼다. 그동안 우물도 없어 빗물로 생활해야 했던 마을 주민 800여명은 환호성을 질렀다. 미얀마 주민의 ‘기부 천사’는 다름 아닌 서울 강서경찰서다.

강서경찰서는 지난해부터 왕성한 기부 활동을 벌이고 있다. 탄딘마을 우물은 강서경찰서가 지난해 말 국제 구호단체 ‘월드쉐어’에 300만원을 기부한 돈으로 설치됐다. 미얀마 낙후 마을뿐 아니라 장애인이나 한부모가정과 같은 사회취약계층도 돕고 있다. 현재까지 총 기부금은 1300만원에 이른다.

기부금은 경찰서에서 난동을 부리는 취객 등 공무집행방해 피의자에게서 마련한다. 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경찰 기물을 파손한 피의자에게 민사 소송을 제기해 받은 배상금을 어려운 사람을 위해 기부하고 있는 것이다. 기부금 1300만원은 42건의 소송을 통해 받아낸 돈이다.

강서경찰서가 좋은 뜻으로 민사 소송에 적극적이다보니 공무집행방해 사건도 줄었다. 2014년 124건이던 공권력 침해 사건은 작년 100건으로 20% 가까이 감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공무집행방해 사건이 줄면서 현장 경찰관들이 보다 위급한 사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민사 소송을 통해 경각심을 줘 범죄를 예방하고 기부를 통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