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빅사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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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천자칼럼] 빅사이즈](https://img.hankyung.com/photo/201604/AA.11503493.1.jpg)
한국인은 지난 한 세대 만에 엄청나게 커졌다. 20세 남성 평균키가 174㎝로 아시아 최장신이다. 여성 중에도 170㎝를 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다 보니 평균키를 한참 웃도는 아웃라이어들이 적지 않다. 이른바 ‘빅맨(big man)’, ‘빅사이즈(big size)’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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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신사복은 여전히 맞춤이 아니고선 몸에 맞는 기성복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키 190㎝, 몸무게 0.1t 이 넘는 청춘들은 미국 출장길에 생전 처음 몸에 딱 맞는 기성복을 발견해 몇 벌이나 산다고 한다. 의류업체들이 재고부담을 의식해 아주 크거나 작은 옷은 잘 안 만들기 때문이다. 유니클로 같은 외국업체가 다양한 사이즈로 국내시장에서 재미를 보는 것과 비교된다.
덩치 큰 사람은 대개 손발도 크다. 한의학에서 환자의 손가락 마디 길이로 몸의 혈을 잡는 동신촌법(同身寸法)도 그런 맥락이다. ‘박치기왕’ 김일과 겨뤘던 일본 프로레슬러 자이언트 바바는 210㎝의 거한이면서 ‘16문킥’으로 유명했다. 그러나 그의 발은 320㎜로 실제론 13문(1문=24㎜)이었다. 키 216㎝에 발 크기 380㎜인 최홍만이 진짜 16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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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제화의 조사 결과 지난 20년간 한국인의 발 크기가 10㎜나 커졌다고 한다. 가장 많이 팔린 구두가 1995년 250~255㎜(39%)에서 지난해 260~265㎜(40%)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또 270㎜ 이상 대형 사이즈 비중은 11%에서 17%로 늘었다. 여성화도 240~245㎜로 커지는 추세다. 경제성장이 한국인의 체형까지 바꾸고 있다.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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