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와 국제 저유가로 인한 러시아의 경제난이 2020년까지 계속될 수 있다고 현지 유력 경제연구소가 30일(현지시간) 전망했다.

러시아 명문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 산하 경제연구소인 ‘개발센터’는 이날 발표한 ‘2020년까지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당 정도 회복되더라도 러시아의 경기 침체와 주민들의 실질소득 감소 추세는 2020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보고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까지 회복되면 러시아 경제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 수월해지겠지만 그럼에도 2020년 이전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성장 기조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예상되는 지속적인 경기 침체는 향후 1~3년 동안 주민들의 실질소득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주민들의 생활수준 악화에 대한 인내심도 가까운 장래에 소진될 것이라면서 국민과 중소업체들의 불만 증폭은 정부의 대내외 정책 변화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중단기 경제 전망과 관련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한가지 시나리오는 러시아 우랄산 원유 가격이 2020년까지 배럴당 35달러 수준에 머무는 경우를, 다른 시나리오는 올해 중에 원유 가격이 배럴당 45달러대로 오르고 2017~2020년에는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안정화되는 경우를 상정하고 있다. 서방의 대러 제재는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설정됐다.

첫번째 시나리오가 실현될 경우 러시아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6%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2015~2019년 전체 국내총생산(GDP) 축소율은 8.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재정 적자 규모는 올해 GDP의 4% 이상에서 2019~2020년에는 1% 수준으로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유가가 배럴당 45달러대로 오르는 두번째 시나리오에선 올해 경제성장률은 -0.8%, 2015~2019년 전체 GDP 축소율은 5.6%가 될 것으로 점쳐졌다. 이 경우 재정 적자 규모는 올해 GDP의 2.7%에서 향후 1%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어느 시나리오에서든 기업들은 해당 기간 중 새로운 투자나 생산보다 생존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