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R 방식 주총…"브라질 제철소 5월께 가동…수요 기대 높아"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지난해 발생한 장세주 회장의 비리 사건에 대해 주주에게 직접 사과했다.

장 부회장은 25일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그룹 회장과 관련한 일로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회사를 대표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동국제강이 다시 일어날 수 있게끔 신뢰의 끈을 잃지 않고 지켜봐 주신 점에 대해서 감사드린다"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형인 장세주 회장이 지난해 횡령 등 개인 비리 혐의로 구속기소 된 뒤 6월부터 1인 대표이사 체제로 경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이날 주주총회에 질의·응답 등 기업설명회(IR) 방식을 도입하는 등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했다.

예년과 달리 이사회 의장이 직접 경영 현황을 프레젠테이션했다.

지난해 이사회 의장이 된 뒤 처음으로 주주총회를 주재한 장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 앞서 "주주총회가 형식적으로 흐르지 않고 주주와 실질적으로 소통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주총 방식을 개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부회장은 경영 현황을 설명하면서 "봉형강과 냉연 부문의 현금 창출 역량을 극대화했고 후판 사업은 구조조정에 성공해 영업 측면에서 현금흐름이 나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 제철소 프로젝트는 차질없이 진행 중이며 5월께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철광석은 물론 슬라브, 핫코일 등 원료제품 가격이 반등하고 있어 이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이며 수요가들의 기대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라질 제철소가 완전히 가동되면 슬라브 160만t 중 60만t 가량은 당진공장에서 활용하고 나머지는 글로벌 판매를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브라질 제철소는 동국제강(지분율 30%) 등이 세운 합작사 CSP가 운영한다.

CSP 프로젝트에는 54억6천만 달러가 투입됐으며 가동 시기가 지난해 12월 말에서 올해 상반기로 늦춰졌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해 기존 열연 제품에서 냉연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아울러 포스코 지분 등 상장 주식을 처분해 재무 구조 개선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수하동 본사 사옥인 페럼타워를 4천200억원에 매각했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선제 구조조정으로 8천400억원의 현금을 창출했고 1조원 이상의 차입금을 상환했다"며 "올해 6천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어 유동성에 전혀 문제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철강 시황에 대해 "최악의 바닥 국면은 지나고 있는 것 같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실적이 확실히 나아지리라고 자신한다"고 밝혔다.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인 농기계 전문 기업 국제종합기계에 대해서는 "우선 협상 대상자 선정 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며 "다음 주 정도면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장 부회장은 이날 주주총회에 이어 열린 이사회에서 등기이사 및 의장으로 재선임됐다.

장 부회장은 2006년 처음 등기이사가 된 뒤 뒤 2년마다 이사직을 갱신하고 있다.

임동규 냉연사업본부장(전무)이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김이배 덕성여대 회계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로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