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심사 결론 임박, KISDI 경쟁상황평가에도 관심
KT·LGU+, 2차 신문광고 준비…SKT, 물밑 여론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을 둘러싼 통신업계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다.

통신 3사는 사활을 걸고 막판 명분 싸움에 올인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르면 다음 주께 기업결합 심사보고서를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에 발송한다.

공정위는 작년 12월부터 합병법인의 경쟁 제한성 등을 심사해왔다.

각 사업자가 통상 2∼3주 동안 심사보고서에 관한 의견서를 작성해 제출하면 공정위는 이 보고서와 의견서를 9명의 위원이 참여하는 전원회의에 회부, 최종 심의·의결한다.

M&A는 다음 달 6일 전원회의에서 심의될 가능성이 크다.

공정위 의결은 정부 심사의 첫 단추다.

이후 미래창조과학부가 공정위와 협의 절차를, 방송통신위원회와 사전 동의 절차를 각각 밟고서 M&A 승인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조만간 발표하는 2015년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합상품을 통한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 전이가 주요 쟁점이다.

앞서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14∼15일 공동으로 1차 신문광고를 냈다.

이번 M&A가 성사되면 SK텔레콤의 통신 독과점이 확대돼 소비자 권익이 침해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두 회사는 공정위 심사보고서가 나오기 직전인 다음 주 초 2차 신문광고를 내려고 준비 중이다.

1차 광고와 비슷한 메시지를 더욱 강한 어조로 담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방송·통신 융복합이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고,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투자를 늘려 콘텐츠 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주장을 물밑에서 퍼뜨리고 있다.

통신 3사가 이처럼 명분 싸움에 전력을 다하는 것은 공정위 의결이 M&A의 최대 고비이자 분수령이기 때문이다.

실무상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허용할 경우 미래부가 M&A 불승인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반대로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불허했는데 미래부가 M&A를 승인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조건부 승인을 점치고 있다.

M&A 성사가 규제 완화라는 정부 정책 기조에 더욱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관가의 '보이지 않는 손'을 의식하는 시각도 있다.

대표적으로 과거 SK텔레콤 임원으로서 신세기이동통신과 하나로텔레콤 M&A 작업을 주도하고 SK브로드밴드 사장까지 지낸 조신 청와대 미래전략수석비서관 등이 언급된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조건부 승인 가능성을 염두에 두면서도 겉으로는 M&A 원천 저지 입장을 고수하면서 최고경영자(CEO)의 진두지휘에 따라 막판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 주 한 주는 정부 M&A 심사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통신사들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와중에 최종 결론이 다음 달 안으로 내려질지도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