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신장학회 2024 개막…글로벌 빅파마, 삼성 '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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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신장학회(ERA)가 23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막했다. 신부전증 치료제 블록버스터(연매출 10억달러 이상 의약품)를 보유한 베링거인겔하임 등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와 더불어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유일하게 직접 판매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에피스클리’를 선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개막한 ERA 2024에는 아침부터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ERA는 신장학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 학회로 매년 의료인, 제약업계 관계자 등 1만여명이 참가한다. ERA에 따르면 올해 부스를 꾸린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은 98곳이다.
올해 주제는 ‘신장 건강의 재고와 신장 치료의 혁신’이다. 신장은 체중의 0.4%만을 차지하는 장기지만 하루에 여과하는 혈액만 180L에 달한다. 노폐물 배설, 체내 항상성 유지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질환을 신부전증이라고 부른다. 신부전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대표적인 의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릴리의 ‘자디앙’이다. 양사는 자디앙을 공동판매하고 있으며 이번 ERA에서도 합동 부스를 꾸렸다.
자디앙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만성심부전, 만성신장병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한 약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혈당 조절 실패로 인한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혈관질환과 더불어 신장질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자디앙은 신장 투석 위험을 55%가량 줄여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디앙 글로벌 매출은 208억유로(약 30조7400억원)에 달한다.
자디앙과 동일한 기전의 ‘포시가’를 보유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신장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희귀성 유전질환 파브리병 치료제 ‘파브라자임’을 보유한 사노피 등도 부스를 꾸렸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가 후원한 ‘만성신장질환(CKD) 표준치료제로서의 SGLT-2 억제제’ 세션에는 5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리기도 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던 SGLT-2 억제제는 신장질환에도 효능을 보이면서 CKD 치료의 기준이 됐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릴리의 자디앙,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도 모두 SGLT-2 억제제다.
이날 세션에서 발표를 맡은 베아트리즈 페르난데즈 스페인 지페네즈 대학병원 신장학 교수는 “국제신장학회(KDIGO)는 CKD 진행, 그리고 동반질환(환자가 두 가지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상태)를 막는 것을 올해의 치료 가이드라인으로 삼았다”며 “신장병학자들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학문에 걸친 동료들과 다각적으로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인바디 등이 참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3월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으로 적응증을 확대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선보였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암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두 곳 뿐이다.
에피스클리는 삼성이 지난 1년간 유럽에서 직판하고 있는 유일한 의약품이다. 유럽의 경우 aHUS 처방의 50% 가량이 신장내과에서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이번 ERA에 참가해 에피스클리의 효능을 알리고 희귀질환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 인바디도 ERA 2024에 참가해 체수분측정기를 홍보했다. 신장 질환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약해져 수분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수분 측정이 중요하다. 인바디 관계자는 “체수분 측정 검사는 투석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며 “유럽 연구자 및 의료진 등을 만나 인바디 장비가 갖고 있는 임상적 효용성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이날 오전 10시 개막한 ERA 2024에는 아침부터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ERA는 신장학 분야의 권위있는 국제 학회로 매년 의료인, 제약업계 관계자 등 1만여명이 참가한다. ERA에 따르면 올해 부스를 꾸린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은 98곳이다.
올해 주제는 ‘신장 건강의 재고와 신장 치료의 혁신’이다. 신장은 체중의 0.4%만을 차지하는 장기지만 하루에 여과하는 혈액만 180L에 달한다. 노폐물 배설, 체내 항상성 유지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장기이기 때문에 기능에 이상이 생긴다면 생명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질환을 신부전증이라고 부른다. 신부전증을 적응증으로 하는 대표적인 의약품은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릴리의 ‘자디앙’이다. 양사는 자디앙을 공동판매하고 있으며 이번 ERA에서도 합동 부스를 꾸렸다.
자디앙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만성심부전, 만성신장병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한 약이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베링거인겔하임 관계자는 “혈당 조절 실패로 인한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심혈관질환과 더불어 신장질환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자디앙은 신장 투석 위험을 55%가량 줄여준다”고 말했다. 지난해 자디앙 글로벌 매출은 208억유로(약 30조7400억원)에 달한다.
자디앙과 동일한 기전의 ‘포시가’를 보유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신장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희귀성 유전질환 파브리병 치료제 ‘파브라자임’을 보유한 사노피 등도 부스를 꾸렸다. 이날 아스트라제네카가 후원한 ‘만성신장질환(CKD) 표준치료제로서의 SGLT-2 억제제’ 세션에는 5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리기도 했다.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됐던 SGLT-2 억제제는 신장질환에도 효능을 보이면서 CKD 치료의 기준이 됐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일라이릴리의 자디앙,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도 모두 SGLT-2 억제제다.
이날 세션에서 발표를 맡은 베아트리즈 페르난데즈 스페인 지페네즈 대학병원 신장학 교수는 “국제신장학회(KDIGO)는 CKD 진행, 그리고 동반질환(환자가 두 가지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는 상태)를 막는 것을 올해의 치료 가이드라인으로 삼았다”며 “신장병학자들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학문에 걸친 동료들과 다각적으로 협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인바디 등이 참가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3월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으로 적응증을 확대한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에피스클리를 선보였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암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 두 곳 뿐이다.
에피스클리는 삼성이 지난 1년간 유럽에서 직판하고 있는 유일한 의약품이다. 유럽의 경우 aHUS 처방의 50% 가량이 신장내과에서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이번 ERA에 참가해 에피스클리의 효능을 알리고 희귀질환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성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헬스케어 기업 인바디도 ERA 2024에 참가해 체수분측정기를 홍보했다. 신장 질환 환자들은 신장 기능이 약해져 수분을 충분히 제거하지 못하기 때문에 체수분 측정이 중요하다. 인바디 관계자는 “체수분 측정 검사는 투석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한다”며 “유럽 연구자 및 의료진 등을 만나 인바디 장비가 갖고 있는 임상적 효용성을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톡홀름=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