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변신폰 G5' 띄워 생태계 확장 나선다
“태국 여행 중 납치돼 아프리카로 떠난 ‘꽃보다 청춘’ 주인공들이 아무 준비 없이도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스마트폰 혁신 덕분입니다.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에서도 또 다른 혁신을 이뤄내자는 것이 ‘LG프렌즈’의 탄생 배경입니다.”

안승권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는 17일 서울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G5와 프렌즈 개발자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LG전자는 신개념 확장형 모듈 스마트폰 G5를 계기로 LG전자만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개발자 회의를 마련했다.

안 사장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기기(하드웨어)로도 즐길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를 늘려나가겠다”고 했다.

◆‘LG 프렌즈’ 구축

이달 말 시판할 예정인 LG전자 스마트폰 신제품 G5는 스마트폰 아래쪽에 있는 기본 모듈(배터리)을 서랍처럼 당겨 분리할 수 있다. 이 자리에 카메라 모듈, 오디오 모듈 등 일명 ‘프렌즈’를 결합하면 마치 변신 로봇처럼 다른 디지털 기기로 바뀐다. 스마트폰에 모듈 방식을 적용해 독창적인 길을 개척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G전자가 개발자 회의를 연 것은 다양한 프렌즈를 도입하고 G5 흥행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LG전자는 다음달 18일 온라인 장터 ‘LG프렌즈’(www.lgfriends.com)를 연다. LG프렌즈는 애플과 구글의 앱 생태계인 iOS 플레이스토어와 비슷한 개념이다. LG전자만의 독자적인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안 사장은 “온라인 장터에서 개발자는 판로 걱정 없이 앱과 프렌즈 콘텐츠를 제공하고 이용자는 이를 둘러보고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달 개발자 사이트(developer.lge.com)를 통해 G5와 프렌즈를 개발하는 도구인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와 하드웨어 개발 키트(HDK)도 공개할 예정이다. 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발자 회의를 연다.

◆“개발자 수익창출 생태계 조성”

LG전자는 2013년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개발자 회의를 열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엔 LG 스마트폰 전용 앱 개발을 지원받는 수준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개발자들이 독자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도록 본격적인 열린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등 중소업체 개발자 200여명을 포함해 400명 이상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석한 조준호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사장)은 “G5 공개 이후 재미있고 혁신적인 제품이란 기대 이상의 평가를 받았다”며 “G5와 프렌즈를 통해 스마트폰 스크린에서 벗어난 다양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운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도 참석해 ‘창조는 어떻게 가능한가’란 주제로 특강했다. 김 소장은 “창의는 재미에서 나온다”며 LG전자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