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곧 '서울대캠퍼스 신도시'처럼…한라, 기획제안형 사업 늘릴 것"
“민·관·학이 공동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기획제안형 사업을 많이 발굴해 외형과 수익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박철홍 한라 사장(59·사진)은 17일 “매출 2조2000억원 규모의 기획제안형 사업인 배곧 한라비발디 캠퍼스 단지가 1년2개월 만에 완판됐다”며 이처럼 말했다. 시흥시, 서울대 등과 협력해 진행한 이 사업의 핵심 구조는 아파트 6700가구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일부로 서울대 시흥캠퍼스를 건립하는 것이다.

한라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기획제안형 사업의 여건은 더욱 좋아졌다. 재무구조 개선의 핵심인 경기 화성시 동탄물류단지 사업과 제주 세인트포(골프&리조트) 개발업체(에니스) 매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한라의 자회사인 케이에코로지스는 지난 4일 동탄물류단지(대지 47만3400여㎡) 4개 블록 중 2개 블록(A·B)을 개발하기 위해 해외 자본 등으로 구성된 ADF펀드와 65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었다. 이어 대림산업과 손잡고 케이에코로지스와 4356억원의 건축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한라는 또 한라홀딩스와 공동으로 세인트포에 투자하기로 했다. 한라홀딩스가 500억원의 자본으로 한라제주개발을 설립한 뒤 16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고 한라도 1600억원의 사채 중 800억원을 인수하는 것이다. 다음달 관련 절차가 마무리되면 1800여억원의 채권이 회수될 전망이다. 박 사장은 “최근 제주 신공항 건설과 인구 증가, 땅값 상승 등으로 주변 부동산 가치가 올라 공동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에 힘입어 2012년 1조3000억원대였던 차입금 규모가 이달 5200억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2분기 4000억원, 연말 3000억원대 초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목표를 각각 1조3508억원, 620억원으로 잡았다.

현대건설에 근무하다 1993년 한라(옛 한라건설)에 경력 공채로 입사한 박 대표는 기획실장(전무), 관리본부장 등을 거쳤다. 2014년 11월 계열사인 케이에코로직스 대표로 자리를 옮긴 뒤 1년 만에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그는 지난해 말 사업성 위주로 조직을 개편하고 9본부 3실을 5본부 1센터로 줄였다. 구조조정의 핵심 키워드는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발표한 ‘한라로(路)’다. 박 사장은 “‘한라로’는 관행을 타파해 일을 ‘제대로’ 하고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로’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