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가 주요 주주인 현대차의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소식에 흔들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현대차의 지분 매각이 앞서 이뤄진 한화테크윈 블록딜 때와 달리 이미 예상하던 시나리오라는 점에서 주가에 주는 충격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단 분석이다.

17일 현대차는 자율공시를 통해 보유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지분 5%를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매각했다고 밝혔다. 매각 가격은 약 3421억원이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보유하고 있는 불필요한 지분을 정리하고 주력 사업에 집중 할 목적으로 이번 매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현대차의 블록딜 이후 한국항공우주의 주주구성은 산업은행 26%, 한화테크윈 6%, 현대차 5%다"라고 말했다.

이번 현대차의 한국항공우주 지분 매각은 올해 한화테크윈, DIP홀딩스에 이은 3번째 블록딜이다. 한화테크윈과 DIP홀딩스는 각각 지난 1월6일과 11일 한국항공우주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한화테크윈은 지분 5.01%를, DIP홀딩스는 보유 지분 전량을 팔았다.

블록딜이 이뤄질 때마다 한국항공우주의 주가는 출렁였다. 한화테크윈의 한국항공우주 지분 매각 때 주가는 전날보다 10.77% 급락했고, DIP홀딩스 블록딜이 이뤄졌을 때는 5.15% 하락했다.

현대차의 블록딜 소식이 전해진 이날도 한국항공우주 주가는 장 초반부터 하락했다. 이날 오후 2시 현재 한국항공우주는 전날보다 2600원(3.51%) 내린 7만1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이번 매각에 따른 영향이 앞서 이뤄진 블록딜과는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현대차 블록딜은 한화테크윈 때와는 달리 지분 매각에 대한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된 후에 진행됐다"며 "이번 매각은 오히려 한국항공우주의 매물부담(오버행) 우려를 일부 해소시켰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도 "앞으로 현대차와 한화테크윈 등이 잔여지분을 추가 매각 한다고 해도 이는 주가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추가 지분 매각 등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항공우주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한 만큼 주가는 단기간 조정을 받은 후 다시 반등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수급부담 등으로 인해 주가가 오르기 힘들 것"이라면서도 "한국항공우주는 한국 항공기 산업에서 독점적 위치에 있는 기업인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상우 연구원은 "올해 한국항공우주는 연간 수주목표인 6조5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원화약세 등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는 한국항공우주 매수를 강력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