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찰가율 4개월째 '뚝'…냉기 도는 경매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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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황 - 1, 2월 경매시황
전세난에 수도권 연립·다세대는 몸값 높아져
아파트·상가·토지 몸값 떨어져
단독·다가구 낙찰가율은 소폭 ↑
전세난에 수도권 연립·다세대는 몸값 높아져
아파트·상가·토지 몸값 떨어져
단독·다가구 낙찰가율은 소폭 ↑
올 들어 부동산 경매시장은 조정기에 들어섰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경매 거래량과 낙찰총액, 낙찰가율 등 대부분 경매 지표가 눈에 띄게 하락했다. 경매시장도 일반 부동산 거래시장의 흐름과 시차를 두고 맥락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세보다 저렴하고 미래 투자 가치가 있는 1억~2억원대 주거시설을 찾는 수요자들은 많다. 전문가들은 “낙찰가 등을 예상하기 어려운 조정 국면에 들어온 만큼 부동산 경매 입찰에서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나서지 말라”고 조언했다.
○경매시장 위축
전국에서 경매가 진행 중인 물건 수와 새 주인을 찾는 낙찰 건수, 낙찰가 총액은 모두 줄었다. 지난 1월 전국의 낙찰가 총액은 9803억원을 기록해 2009년 1월(8356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7년 만에 처음으로 월평균 1조원 미만으로 하락했다.
총낙찰액을 낙찰 건수로 나눈 경매 건당 평균 낙찰액도 2억2036만원으로, 2014년 5월(2억2174만원)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경매 진행 건수는 1만82건, 낙찰 건수 4091건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경매시장 냉기는 수도권에서 더 두드러진다. 경매 건수는 1월 4461건, 2월 3809건으로 작년 1월(6654건)과 비교하면 30~40% 줄었다.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 비율)은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4개월 연속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낙찰가율이 높을수록 비싼 가격에 물건을 낙찰받는다는 의미다. 낙찰가율이 떨어졌다는 건 그만큼 일반시장에서 매매가격이 하락했거나 시장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연립·다세대·단독 인기 ‘뚜렷’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주상복합 주거시설 포함) 낙찰가율은 작년 3월 이후 1년 만에 90% 아래로 떨어졌다. 감정가격의 90% 이상 가격에 낙찰받을 만큼 각광받던 아파트의 인기가 주춤해진 것이다. 반면 연립·다세대주택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공동주택 낙찰가율은 유지되거나 상승하고 있다. 1~2월 연립·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은 77%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76%대보다 높다.
지난달 수도권 내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의 낙찰가율도 81.7%로, 2012년 3월(82.8%)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24일 경기 양평군 양서리의 단독주택은 감정가(2억3184만원)보다 130% 높은 3억11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초 경기 안산시 고잔동에서도 연립주택이 감정가(1억200만원)보다 비싼 1억1628만원에 주인을 찾아 114%의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연립·다세대 및 단독·다가구주택의 강세는 경매시장뿐만 아니라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953건으로, 작년 2월(8539건)보다 58.0% 줄었다. 같은 기간 연립·다세대주택과 단독·다가구주택 거래량은 각각 8.6%와 5.6% 증가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집값이 비싸고 전세난이 심한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아파트보다 연립·단독주택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월세 수익을 받기 위한 투자자들도 1억~2억원대 주거시설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지지옥션이 지난 1월 지역별 경매물건 검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선 관악구 신림동과 강서구 화곡동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 남구 주안동과 부평구 부평동 등을 검색한 이들도 많았다. 모두 중저가의 연립·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이다.
○상가·토지는 ‘흐림’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상가와 토지 경매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데다 아파트는 낙찰가격이 많이 올라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서다.
그러나 올 들어 부동산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수도권의 상가 낙찰가율은 5개월 만에 70% 이하로 주저앉았다. 지방 토지 낙찰가율도 8개월 만에 80% 이하로 떨어졌다. 경매전문 로펌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지난해 하반기 과열됐던 경매시장이 현재 숨을 고르는 상황이고 향후 부동산 자산 가격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경매 참여자들은 일반 매매시장의 시세 변화, 매도 시점의 수익률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입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전국에서 경매가 진행 중인 물건 수와 새 주인을 찾는 낙찰 건수, 낙찰가 총액은 모두 줄었다. 지난 1월 전국의 낙찰가 총액은 9803억원을 기록해 2009년 1월(8356억원) 이후 가장 낮았다. 7년 만에 처음으로 월평균 1조원 미만으로 하락했다.
총낙찰액을 낙찰 건수로 나눈 경매 건당 평균 낙찰액도 2억2036만원으로, 2014년 5월(2억2174만원) 이후 1년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경매 진행 건수는 1만82건, 낙찰 건수 4091건으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경매시장 냉기는 수도권에서 더 두드러진다. 경매 건수는 1월 4461건, 2월 3809건으로 작년 1월(6654건)과 비교하면 30~40% 줄었다. 낙찰가율(감정가격 대비 낙찰가 비율)은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4개월 연속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낙찰가율이 높을수록 비싼 가격에 물건을 낙찰받는다는 의미다. 낙찰가율이 떨어졌다는 건 그만큼 일반시장에서 매매가격이 하락했거나 시장 전망을 비관적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연립·다세대·단독 인기 ‘뚜렷’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주상복합 주거시설 포함) 낙찰가율은 작년 3월 이후 1년 만에 90% 아래로 떨어졌다. 감정가격의 90% 이상 가격에 낙찰받을 만큼 각광받던 아파트의 인기가 주춤해진 것이다. 반면 연립·다세대주택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공동주택 낙찰가율은 유지되거나 상승하고 있다. 1~2월 연립·다세대주택 낙찰가율은 77%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76%대보다 높다.
지난달 수도권 내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의 낙찰가율도 81.7%로, 2012년 3월(82.8%)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달 24일 경기 양평군 양서리의 단독주택은 감정가(2억3184만원)보다 130% 높은 3억11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달 초 경기 안산시 고잔동에서도 연립주택이 감정가(1억200만원)보다 비싼 1억1628만원에 주인을 찾아 114%의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연립·다세대 및 단독·다가구주택의 강세는 경매시장뿐만 아니라 일반 매매시장에서도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953건으로, 작년 2월(8539건)보다 58.0% 줄었다. 같은 기간 연립·다세대주택과 단독·다가구주택 거래량은 각각 8.6%와 5.6% 증가했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집값이 비싸고 전세난이 심한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수요자들이 아파트보다 연립·단독주택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월세 수익을 받기 위한 투자자들도 1억~2억원대 주거시설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지지옥션이 지난 1월 지역별 경매물건 검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선 관악구 신림동과 강서구 화곡동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인천 남구 주안동과 부평구 부평동 등을 검색한 이들도 많았다. 모두 중저가의 연립·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이다.
○상가·토지는 ‘흐림’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상가와 토지 경매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했다.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데다 아파트는 낙찰가격이 많이 올라 시세차익을 볼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어서다.
그러나 올 들어 부동산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수도권의 상가 낙찰가율은 5개월 만에 70% 이하로 주저앉았다. 지방 토지 낙찰가율도 8개월 만에 80% 이하로 떨어졌다. 경매전문 로펌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지난해 하반기 과열됐던 경매시장이 현재 숨을 고르는 상황이고 향후 부동산 자산 가격 추이도 지켜봐야 한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경매 참여자들은 일반 매매시장의 시세 변화, 매도 시점의 수익률 등을 고려해 보수적으로 입찰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