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비롯한 15개 산유국이 원유 생산량을 더 이상 늘리지 않기로 약속하고, 국제 유가가 바닥을 쳤다는 전망이 제시되면서 유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다음달 인도 예정인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34.20달러(현지시간 오전 2시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달 11일 26.21달러였던 것이 불과 3주 만에 30% 뛰어올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36.89달러로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장관은 지난 1일 국영 타스통신에 러시아를 포함, 세계 생산량의 73%를 차지하는 15개 산유국이 생산량 동결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러시아 베네수엘라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관계자들은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산유량 동결을 약속했는데, 참여국이 그새 11개 더 늘었다는 뜻이다.

이들은 이달 중순 산유국 회의를 열어 ‘동결’에 합류할 산유국을 늘릴 계획이다. 노박 장관은 “산유량 동결 목표는 유가를 배럴당 50~60달러 수준으로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유 공급과잉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미국 셰일오일 회사가 생산량을 잇따라 줄이는 것도 유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WSJ에 따르면 콘티넨털리소시즈와 데븐에너지 등 주요 셰일오일 회사는 올해 생산량을 10%가량 줄일 계획이다.

닐 애킨슨 국제에너지기구(IEA) 국제석유시장 부문장이 “유가가 바닥을 쳤다”며 “올해와 내년 중 점진적으로 유가가 오를 것”이라고 말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