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가 처음으로 해외에서 유통 사업을 벌인다.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기업형 슈퍼마켓(SSM) 사업에 나서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지역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고(故) 허만정 창업주의 손자로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허연수 GS리테일 사장(55)이 작년 말 취임한 뒤 해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허연수 사장, 첫 승부수는 '유통 한류'
◆K푸드 열풍 부는 인도네시아

GS리테일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치부부르에 GS수퍼 1호점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점포 부지를 확보해 현지 유통업체와 납품공급 계약을 추진 중이며 구체적인 개점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 GS수퍼에 상품을 공급하는 유통업체들은 “GS수퍼 1호점이 오는 10월 문을 열 것”이라고 전했다.

GS수퍼 1호점이 영업을 시작하는 치부부르는 자카르타 남동쪽 지역으로 한인 동포가 많이 거주하고 있다. GS수퍼는 우선 한인들을 중심으로 영업하다 현지인을 대상으로 ‘K푸드’ 영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엔 한국인 동포만 한국 음식을 찾았는데 최근 몇 년 새 화교 등을 중심으로 K푸드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GS는 인도네시아 시장 전망을 밝게 보고 2014년 6월 인도네시아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2년여간 시장 조사를 마친 뒤 올 들어 현지 인력을 확충하고 있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온라인 채용정보 사이트 ‘인포 로우옹안 끄르자’에 GS리테일 인도네시아 법인에서 일할 대졸 학력 이상의 인력을 뽑는 공고를 냈다.

◆“해외 사업으로 돌파구 마련”

인도네시아 SSM은 GS가 처음 추진하는 해외 유통사업이다. GS리테일은 2007년 베트남에서 복합쇼핑몰 형태의 유통사업을 추진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중단했다가 이번에 다시 추진하고 있다.

작년 12월 허연수 사장이 최고경영자(CEO)에 취임한 뒤 GS리테일은 해외 사업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허 사장은 지난 5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해외 SSM 기업들도 위기 상황에서 사업에 변화를 주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했다”며 “GS의 SSM 사업이 규제로 인해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외에서 여러 형태의 성장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아들인 허 사장은 GS리테일에서 다양한 실무를 경험한 유통 전문가로 꼽힌다. 2003년 GS리테일에 입사한 뒤 10여년간 영업과 기획 등 여러 분야를 거쳤다.

작년까지 GS리테일 CEO를 맡았던 허승조 부회장과 함께 2010년 백화점과 대형마트 사업을 정리하고 편의점과 SSM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데 깊이 관여했다. 편의점인 GS25 사업 부문 대표를 맡아 CU와 함께 편의점 1위를 다툴 정도로 경쟁력을 키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 외에 다른 신사업을 모색해왔으며 해외 사업은 그 일환”이라며 “인도네시아 사업의 성과를 봐가며 다른 동남아 국가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