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C-2(요격고도 15㎞), 100㎞ 상공 장거리미사일 요격 한계
"PAC-3(요격고도 30㎞∼40㎞), SM-3(500㎞) 도입 시급"


우리 군이 4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이 영공을 침범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요격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만만치 않다.

우리가 동원할 수 있는 패트리엇(PAC-2) 미사일로는 높은 고도의 장거리 미사일을 맞히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군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확실히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미사일방어(MD) 능력을 강화하는 데 보다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북한 장거리 미사일 잔해의 일부가 우리 영토에 낙하할 경우 요격하도록 방공작전태세를 강화했다"며 "자위권 차원에서 응당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패트리엇 미사일 능력으로 요격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패트리엇을 이용해 (북한 미사일의) 종말 단계 하층 방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패트리엇(PAC-2) 미사일은 요격 고도가 약 15㎞로, 목표물 근처로 날아가 폭발해 적 미사일을 요격하는 '파편형' 유도미사일이다.

패트리엇 미사일은 장거리지대공미사일(L-SAM), 중거리지대공미사일(M-SAM)과 함께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다.

그러나 PAC-2 미사일은 요격 고도가 낮아 높은 상공을 날아가는 북한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문 대변인도 "(북한이 예고한대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백령도를 통과하는데 고도는 약 180㎞로 추정된다"며 "국제적으로 영공은 보통 100㎞ 상공까지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우리 군이 북한 장거리 미사일을 요격한다는 것은 미사일이 예정 궤도를 이탈해 저고도로 우리 영공에 진입할 경우 이를 공중 파괴함으로써 우리 국민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나 북한 장거리 미사일이 저고도로 우리 영공에 진입한다고 하더라도 PAC-2 미사일를 이용해 효과적인 요격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확신하지 못하는 시각이 없지 않다.

문 대변인도 "현재 보유 중인 제원으로는 100%는 어려워도 부분적으로는 (요격이) 가능한 것으로 안다"며 우리 군의 요격 능력에 아직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우리 군은 패트리엇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고자 2018년부터 요격 고도 30∼40㎞의 PAC-3 미사일을 도입할 계획이다.

PAC-3는 PAC-2와는 달리 적 미사일에 직접 충돌하는 '직격형' 유도탄으로, 파괴력도 훨씬 크다.

일본은 북한 장거리 미사일의 자국 영공 침범 가능성에 대비해 이미 PAC-3를 도입해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북한 장거리 미사일이 영공을 침범할 경우 요격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주한미군도 PAC-3 미사일을 갖추고 있어 우리 군보다는 요격 능력이 뛰어나다.

문 대변인은 "(북한 장거리 미사일 요격은) 한미 연합방위작전의 틀 속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북한 장거리 미사일 요격에 주한미군의 PAC-3가 동원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국방부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우리 군은 그간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탐지·추적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요격하는 능력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북한의 2012년 1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당시 우리 군은 한미일 3국 가운데 가장 먼저 이지스함 레이더망으로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포착해 탐지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해군의 이지스함이 탑재하고 있는 SM-2 함대공미사일도 요격 고도가 20㎞에 그쳐 고고도로 날아오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요격 고도가 500㎞에 달하는 SM-3 함대공미사일 도입 주장도 제기됐지만, 우리 군은 현재 이를 도입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해군의 이지스함은 이미 SM-3를 탑재하고 있다.

미국이 주한미군에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의 경우 요격 고도가 150㎞에 달해 보다 높은 고도에서 적의 탄도미사일을 파괴할 수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ljglo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