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업체들이 오는 12일부터 MBC 채널의 광고 송출을 중단한다. MBC KBS SBS 등 지상파 3사가 케이블TV 가입자를 대상으로 주문형 비디오(VOD) 공급을 중단한 데 따른 맞대응이다.

케이블방송TV협회는 2일 지상파 VOD 중단대응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최종삼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상파들이 통보도 없이 지난 1일 저녁 VOD 공급을 중단한 것은 횡포이자 시청자 기만행위”라며 “케이블TV 가입자에 대해 부당하게 VOD 공급을 중단한 만큼 케이블업계도 최소한의 자구책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케이블TV업체들은 오는 11일까지 지상파와 협상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여기서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12일부터 MBC 채널의 광고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다. MBC는 이번 협상을 주도해온 지상파 방송사다. 케이블TV 업체들은 1200만 가입자를 대상으로 광고 시간에 TV 화면을 까맣게 처리할 방침이다.

지상파와 케이블TV 간 갈등은 VOD 공급 대가뿐만 아니라 실시간 방송 재전송료 문제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지난달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분쟁 조정에 나서 협상 시한을 2주 연장했지만 이마저도 결렬되면서 VOD 공급 중단과 광고 송출 중단이라는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케이블TV 관계자는 “지상파가 요구한 VOD 공급 대가 인상안을 받아들였는데도 이번에는 지역 케이블방송 업체들과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한 항소 취하까지 요구하면서 협상이 깨진 것”이라며 지상파에 책임을 돌렸다.

반면 지상파 측은 “광고 방송을 무단으로 훼손하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