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구원투수 vs 국민의당 새바람 vs 새누리 신예저격수

19대 총선을 앞두고 있던 지난 2012년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비대위의 핵심 3인방이었던 김종인 전 의원·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이준석 전 비대위원의 정치행로가 세인의 관심을 끌고 있다.

한 때 보수진영의 의회권력 재장악과 보수정권 재창출을 위해 의기투합했던 세 사람은 새누리당 과반 확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이라는 목표를 달성했음에도 4년 후인 지금 20대 총선을 앞두고는 서로 다른 정치적 입지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동지였던 세 사람은 각자의 선택에 따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이라는 삼각경쟁구도에서 정치적 라이벌 진영에 섰다.

정치적 파장이 가장 큰 선택을 한 사람은 단연 김종인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박근혜 비대위'에서 경제민주화를 이슈화해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에 기여한 데 이어 박근혜후보 대선 캠프에선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 경제관련 대선 공약을 주도했고, 박근혜 정부의 개국공신이 됐다.

그러나 정권 출범 이후 박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가 경기부양으로 기울자 대통령과의 관계가 소원해졌고 경제민주화 후퇴에 대해 쓴소리를 주저하지 않아왔다.

한동안 정치면에 얼굴을 내밀지 않았던 김 전 의원은 지난달 14일 더민주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정치의 전면에 복귀, 화제가 됐다.

특히 김 전 의원은 제1야당 대표격인 비대위원장도 겸해 새누리당의 '1호 당원'인 박 대통령과 대척점에 섰다.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2일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의당을 택했다.

이 교수도 지난 총선과 대선 국면에서 비대위원과 박근혜 후보 캠프 정치쇄신특위 위원을 맡아 선거 승리에 기여했지만 정권 출범 이후에는 현 정부에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이 교수는 지난 2014년 더민주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당내 반발로 무산됐다.

더민주 박영선 의원 등과 친분을 유지해온 이 교수는 박 의원의 잔류에 따라 한때 더민주 합류설도 돌았지만 이번에는 안 의원측에 정치적 둥지를 틀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경쟁관계가 된 것이다.

최근 지지도 하락세라는 위기국면을 맞은 국민의당은 이 교수의 합류를 계기로 새로운 바람몰이를 기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제3당인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이나 공천심사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중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유일하게 새누리당에 남았다.

청년문제 이슈를 주도하며 '박근혜 키드'로 통했던 이 전 비대위원도 총선·대선 과정에서의 공로에도 불구하고 현정부 출범 이후 3년간 특별한 자리를 차지하지는 못했다.

심지어 작년 1월 청와대 비선실세 국정개입 문건유출 파문과 관련해 'K(김무성 새누리당 대표)·Y(유승민 전 원내대표) 배후설' 논란에 휩싸이며 정치적 상처를 입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비대위원은 지난달 24일 서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하면서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밀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 내부에선 '안철수 저격수'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e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