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졸 초임 4075만원…중소기업보다 61% 많아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대기업에 대졸 신입사원 초임(첫해 연봉)을 낮추라고 권고한 것은 대졸 초임이 지나치게 높아 중소기업과의 격차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다 보니 취업준비생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해 청년실업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총은 두 가지 측면에서 국내 대기업의 대졸 초임이 높다고 진단했다. 우선 국내 중소기업 및 영세기업 대졸 초임과의 비교다. 지난해 정액급여, 정기상여, 변동상여 등을 포함한 임금총액 기준 대기업 정규직 대졸 초임 평균은 4075만원으로 파악됐다. 중소기업 정규직 대졸 초임 2532만원과 비교하면 60.9% 많았다. 대기업 기간제 대졸 초임 2450만원과 비교해서도 66.3% 높았다.

중소기업의 기간제 대졸 초임(2189만원), 영세기업의 정규직 대졸 초임(2055만원), 영세기업 기간제 대졸 초임(1777만원) 등과 비교하면 대기업 정규직 대졸 초임은 각각 86.1%, 98.2%, 129.3% 많았다.

경총 관계자는 “대기업의 대졸 초임이 워낙 높다 보니 대학생 대부분이 대기업에 취직하길 바란다”며 “이는 고용 문제뿐 아니라 학력 인플레이션과 임금격차에 따른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총은 일본과 비교해서도 한국 대기업의 대졸 초임이 지나치게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기준 한국 대기업의 대졸 초임은 3만7756달러로 파악됐다. 일본의 2만7105달러보다 39% 높은 수준이다. 경제력을 감안하면 한·일 간 격차는 더 커진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국내 대기업 대졸 초임은 135%로 일본의 74.8%보다 60.2%포인트 높다.

기업규모별 대졸 초임 차이도 한국이 일본보다 훨씬 심하다. 30인 미만 소기업의 정규직 대졸 초임을 100이라고 했을 때 국내 대기업의 정규직 대졸 초임은 169.2에 이르렀다. 일본은 112.2에 그쳤다.

경총 관계자는 “대기업이 대졸 초임을 조정하면 그만큼 신규 채용을 늘릴 수 있고 청년 고용절벽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