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데이터 처리 속도 7배 향상 4GB 고성능 D램 양산
삼성전자가 현존하는 최고 속도의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가 7배 이상 빠른 차세대 4기가바이트(GB) HBM2(고대역폭메모리) D램(사진)을 양산한다고 19일 발표했다. 빅데이터를 다루는 클라우드 서비스, 고성능 컴퓨팅 환경에 적합한 차세대 메모리다.

HBM2 D램은 초당 256GB의 데이터를 전송한다. 현재 개발된 D램 중 가장 빠른 4기가비트(Gb) GDDR5보다 7배 이상 빠르다. 반면 효율성은 크게 좋아졌다. 예컨대 8GB 그래픽카드에 8Gb GDDR5를 탑재하면 8개의 칩이 필요하지만 4GB HBM2 D램은 두 개만 있어도 된다.

삼성전자가 이 제품 양산에 공들이는 것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PC용, 모바일용 D램 수요는 시장 둔화 영향으로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서버, 그래픽용 D램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에 공들였다. 금으로 된 전극선을 이용한 기존 D램 방식만으로는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어서다. TSV는 D램 칩을 일반 종이 두께의 절반보다 얇게 깎은 뒤 미세구멍을 뚫어 상단 칩과 하단 칩의 구멍을 전극으로 연결한다. 미세구멍이 많을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HBM2 D램 칩은 5000개 이상의 구멍을 뚫는다.

업계에선 HBM2 D램 등 차세대 메모리 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갈수록 빨라지는 후발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려면 차세대 기술을 통한 차별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용량을 두 배 늘린 8GB HBM2 D램도 양산할 계획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 역시 HBM2 양산을 준비 중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