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계' 좌장인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기자회견을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교동계' 좌장인 더불어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이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기자회견을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교동계 10여명 동반탈당-정대철 등 40여명 15일께 후속탈당
주승용·장병완 내일 탈당…박지원 등 광주·전남 6명 내주쯤 결행
더민주 "반드시 함께 하길"…安측 "새 야권통합 시작이 되길"


고(故)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가신그룹인 동교동계 좌장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권노갑(86) 상임고문이 12일 결국 탈당했다.

이에 따라 더민주는 호남 텃밭민심의 이탈과 함께 분당 국면이 가속화하고, 안철수 신당인 가칭 '국민의당' 창당 추진으로 촉발된 야권의 지형 재편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민주의 대표적 원로 인사인 권 상임고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참담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60여년 정치 인생 처음으로 몸 담았던 당을 저 스스로 떠나려고 한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권 고문은 "연이은 선거 패배에도 책임질 줄 모르는 정당, 정권교체의 희망과 믿음을 주지 못한 정당으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확신과 양심 때문에 행동하는 것"이라며 "이제 제대로 된 야당을 부활시키고 정권교체를 성공시키기 위해 미력하나마 혼신의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기자회견문 초안에는 "당 지도부의 꽉 막힌 폐쇄된 운영방식과 배타성은 이른바 '친노패권'이란 말로 구겨진지 오래 됐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으나, 권 고문은 실제 기자회견에서는 '친노패권'이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다.

김옥두 이훈평 남궁진 윤철상 박양수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 10여명도 이날 권 고문과 함께 탈당계를 제출했지만, 기자회견장에는 권 고문만 나와 대표로 입장을 발표했다.

권 고문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응한 뒤 동작동 국립현충원내 김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권 고문은 탈당 후 곧바로 '국민의당'에 합류하는 대신 제3지대에서 신당 세력의 통합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오는 15일께 정대철 상임고문 등 전직 의원 40여명도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권 고문은 이날 정 고문과 별도 회동을 하고 향후 야권의 진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DJ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광주 북을 출마를 준비 중인 최경환 김대중평화센터 공보실장도 14일 탈당 선언을 한 뒤 안철수 신당 합류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곳은 이미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임내현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13일에는 주승용(전남 여수 을), 장병완(광주 남구) 의원이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동반탈당할 예정이다.

박지원(전남 목포) 전 원내대표가 내주께 탈당을 결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이윤석(전남 무안·신안) 김승남(전남 고흥·보성)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박혜자(광주 서갑) 의원 등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도권에서는 이날 최원식(인천 계양을) 의원이 탈당한데 이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신학용(인천 계양갑) 의원도 금주 내에 탈당,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예정이다.

두 사람 모두 손학규계로 분류된다.

전국당원협의회 집행부 등 구 민주계 출신 일부 인사들도 이날 탈당했다.

그동안 탈당 인사에 대해 공식 입장을 자제해온 더민주는 권 고문의 탈당에 대해서는 김성수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분열의 길을 선택한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면서도 "우리 당이 새롭게 거듭나기 위한 시련이라고 생각한다.

정권교체의 길 에서 권 고문 등 우리 당을 떠난 분들과 다시 만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범주류 인사들도 권 고문의 상징성을 감안, 직접적 비판을 삼가는 등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트위터에서 "그저 죄송하고 죄송할 따름이다.

여전히 존경하다.

일신우일신하겠다"고 했고, 전병헌 최고위원도 "착잡하고 죄송한 마음"이라며 "당 밖에서 야권통합을 위한 큰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굳게 믿고, 멀지않은 미래에 반드시 함께 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한 문병호 의원은 트위터글에서 "권 고문의 탈당이 새 야권통합의 시작이 되길 기대한다"며 "패권친노가 빠진 80의 최상의 통합이 최상의 통합이다.

80의 통합은 보수 20을 가져와 3당이 20대 100대 80의 구도가 될 것이고, 국민의 당이 제1당이 되는 구도"라고 '친노 배제 통합론'을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서혜림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