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심장부 방문 망설이는 제1야당 대표…'격세지감'
11일 광주·순천 방문하는 安 행보와 대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가 등 돌린 호남 민심을 달래려 광주 방문을 추진했지만 당내 반대여론 등에 무산됐다.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92%의 지지를 받은 제1야당 대표가 지역 방문조차 망설이는 현실에 격세지감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반면 안철수 의원은 오는 11일 광주·전남 지지층 다지기에 나선다.

9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문 대표는 이날부터 1박 2일간 광주 방문을 검토했다가 뜻을 접었다.

애초 광주 방문 검토는 당에 대한 호남 지지율이 추락한 상황에서 호남 인재영입 발표로 추세전환을 꾀하고 10일 예정된 안철수 의원 측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발족에 '맞불'을 놓을 심산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당 안팎의 만류 의견 등으로 방문은 무산됐다.

광주 현역 의원 가운데 유일하게 주류인 강기정 의원은 "선대위 구성이 제일 중요한 시점이고, 국민과의 약속인데 그것(선대위 구성) 없이 방문하느니 광주에 오지 않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당내에서는 거취 표명 등 확실한 '카드' 없이 광주를 방문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기류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출판기념회를 연 출마예정자 측에서는 문 대표의 참석 의사를 사전에 듣고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서구갑에 출마 예정인 송갑석 사단법인 광주학교 교장은 "주변에서는 문 대표의 참석을 만류하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선거 판세의 유불리를 떠나 당 대표가 오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결국 (광주 방문 무산으로)불참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더욱이 서구갑은 더민주 광주시당 위원장인 박혜자 의원의 지역구여서 당 소속 현역 의원의 잠재적 경쟁자를 위한 당 대표의 출판기념회 참석 통보는 논란의 소지도 남겼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11일 광주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시민과 좌담회를 한 뒤 전남 순천에서 강연으로 지지층 다지기에 나선다.

12일에는 봉하마을에 있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에게 새해 인사를 할 예정이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DJ와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야권 지역을 찾는 것은 합리적 보수와 성찰적 진보를 아우르는 신당의 개방성을 표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서울연합뉴스) 손상원 서혜림 기자 sangwon700@yna.co.kr, hrse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