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내일 군 5전구 체계 가동 지시…베이징군구 27집단군 등 해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육해공군의 새 지휘부 인선을 마무리하고 새해부터 5개 전구(戰區) 체계를 가동시키는 등 본격적인 군 개편에 들어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시 주석이 내년 1월 1일부터 새로운 5개 전구 체계를 가동하라고 지시했다며 5개 전구(육군 격) 중 중부를 제외한 동·서·남·북부 등 4개 전구의 사령원(사령관)을 결정했다고 31일 보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 중국이 군 현대화와 효율성 개선를 위해 현행 7대 군구(大軍區)를 동, 서, 남, 북, 중부 지역을 관장하는 5개 전구로 개편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4개 전구 사령원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은 채 장완녠(張萬年) 전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의 비서를 역임한 차이잉팅(蔡英挺) 난징(南京)군구 사령원이 전구 사령원 후보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시 주석이 군내 모든 파벌과 옛 군 지도자의 측근으로 복무한 장교를 인사에서 배제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이 설명했다.

차이 사령원은 2년 전 시 주석에 의해 59세의 최연소 상장으로 승진하면서 군 내 떠오르는 별로 여겨졌다.

일부 중화권 매체는 차이 사령원이 중앙군사위 직속 6부 가운데 핵심 부서인 연합참모부 참모장을 맡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소식통은 쑨젠궈(孫建國) 중국 인민해방군 부총참모장과 이샤오광(乙曉光) 부총참모장이 각각 해군과 공군 사령관에 선임될 것이라고 전했다.

쑨 부총참모장은 핵잠수함 선장 경력이 있으며 이 부총참모장은 전투기 조종사였다.

이러한 관측이 사실로 확인되면 우성리(吳勝利) 해군사령원, 마샤오톈(馬曉天) 공군사령원은 은퇴하게 된다.

신설되는 육군사령부 사령원에는 리쭤청(李作成) 청두(成都)군구 사령원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신문이 전했다.

리 사령원은 1979년 중국·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경력이 있다.

전문가들은 군의 능력과 조직을 재정비하려는 시 주석의 의지가 인사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군사전문가인 니러슝(倪樂雄) 상하이정법대 교수는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과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부주석이 부패와 친인척 기용으로 비난을 받은 이후 인민해방군의 명성이 나빠졌다"며 "증가하는 외부의 군사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인민해방군이 각 분야의 진정한 전문가인 새로운 인물들을 기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콩의 군사평론가인 량궈량(梁國樑)은 "수중전에서 중국과 미국, 러시아 간 차이가 큰 상황"이라며 "쑨 부총참모장이 해군사령원을 맡으면 핵잠수함 개발에 집중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명보(明報)는 베이징(北京)군구의 '킹카드(王牌)'로 불리는 제27 집단군이 해체되는 등 군 개편이 본격화했다고 보도했다.

명보는 제27 집단군 지휘부가 30일 저녁 산시(山西)성 타이원(太原) 변두리의 기갑연대로 이전하고서 육군 제27사단으로 개편됐다고 보도했다.

허베이(河北)성 스자좡(石家莊)에 있던 주둔지는 중부전구 지휘부에 인계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공산당 팔로군 자오둥(膠東)군구 지방부대가 전신인 제27 집단군은 항일 전투인 상하이 전투에 참여했으며 1950년 한국전에 참전해 미군 북극곰연대를 물리쳤다.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解放軍報)도 청두(成都)군구 산하 한 사단이 최근 해체 명령을 받은 후 차로 이동하던 사단장과 정치원이 눈물을 흘렸다고 보도해 일부 부대의 폐지 소식을 확인했다.

이 사단장은 사단에 돌아온 후 전 사단 병사를 불러 "우리 사단은 평시에 (임무에) 소홀하지 않았으며 전시에 전투를 잘할 수 있다"며 "해체 시에도 철수를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harris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