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벌어진 한국인 피살사건 현장에서 경찰 특별수사팀이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0
필리핀에서 벌어진 한국인 피살사건 현장에서 경찰 특별수사팀이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0
필리핀에서 일어난 한국인 피살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경찰이 창설 이래 처음으로 현지에 파견한 수사팀이 사건 해결을 위한 결정적인 단서를 찾아냈다.

경찰청은 25일 필리핀 경찰과의 공조 수사를 위해 지난 21일 현지로 떠난 과학수사팀 네 명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날 귀국했다고 발표했다. 수사팀은 용의차량을 특정하고 청부살해 가능성을 찾아내 필리핀 경찰에 자문했다. 범행에 이용된 총기가 불법 사제품이라는 점도 확인했다.

김희정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행정관은 범행 장소 인근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용의차량 사진을 확보했다.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었다. 영상이 밤에 찍힌 데다 화소가 낮았지만 영상을 보정해 치밀하게 분석했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유리창 곡선, 범퍼 모양 등을 비교·분석해 정확한 차종도 확인했다.

김동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총기분석실장은 범행에 사용된 총기가 45구경 권총과 22구경 소총 등 2정인 점과 이들 총기가 정식으로 제조되지 않은 불법 사제품임을 확인했다. 현장에서 발견된 탄피와 범인이 실수로 흘린 것으로 보이는 실탄을 분석해 이 총알들의 구입처도 찾아냈다.

가파스 필리핀 바탕가스 지방경찰청 차장은 “한국 경찰이 제공하는 정보는 어떤 것이든 우리 수사에 도움이 된다”며 “한국 경찰의 도움을 앞으로도 매우 환영하며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고 경찰은 전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