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후진에 양보·통합·헌신" 말하지만 중진 불출마 이유는 '7인 7색'
새정치연합 최재성 불출마 가세
"야당 중진 물갈이 신호" 분석
당의 예비경선이나 총선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현역 중진의 출마 포기는 ‘기득권 내려놓기’란 측면에서 당내에선 호평을 받는다. 이들이 ‘뱃지’를 스스로 내려놓은 속사정은 제각각이다. 한 중진의원은 “대부분 정치신인 등 후진에게 길을 터주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지역구 부실관리 등으로 낙선 가능성이 크거나 유력 경쟁자가 등장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불출마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현역의 불출마가 유권자에게 신선한 충격을 던지고, 스스로 명분을 얻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최 의원은 이날 “돌아갈 배를 불태우고 밥할 솥을 제 손으로 깨뜨리는 ‘분주파부(焚舟破釜)’의 정신으로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했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촉구하면서 이미 불출마 선언을 했던 것을 떠올리면 현재 분당 위기에 놓인 당 상황과 맞물려 자신의 몸값도 높이고 정치적 명분을 쌓은 최적의 불출마 타이밍이란 해석이 나온다.
또 이날 문병호 유성엽 황주홍 등 3명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에 맞불을 놓은 동시에 향후 당내 ‘중진 용퇴론’을 압박함으로써 문 대표의 어깨를 가볍게 하는 효과까지 거뒀다. 불출마 선언을 탈당 기자회견 1시간 뒤로 잡은 것도 전략통인 최 의원의 계산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는 새누리당이 불출마 명분이나 숫자에서 새정치연합을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최고위원인 김태호 의원은 지난 8월 “스스로 너무 부족하다는 걸 느껴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 최고위원의 돌발적인 불출마를 놓고 일각에선 “대권 주자로 존재감을 키우려 한다”며 의혹의 시선을 던지기도 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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