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실세 혼합형' 유력…새 경제팀 진용에 시선 집중

9일 정기국회가 종료된 후에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 개각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새 경제 부총리가 이끌 '3기 경제팀' 진용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말까지 2년여 동안 한국 경제를 이끌 가능성이 큰 3기 경제팀은 실무형이라는 평가를 받은 1기와 실세형으로 분류된 2기를 결합한 성격을 띨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1기 경제팀은 실무형…2기는 친박 실세형

박근혜정부 출범과 함께 꾸려진 1기 경제팀을 이끈 현오석 전 부총리와 조원동 전 경제수석은 모두 관료 출신이다.

두 사람 모두 경제기획원(EPB)에서 잔뼈가 굵은 정책통으로, 거시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경제정책국장을 지내고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경제 관련 부처 장관직에는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잘 이해하는 인물이 포진했다.

국토해양부 장관으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인수위원 출신인 서승환 연세대 교수, 고용노동부 장관으론 역시 인수위 출신인 방하남 당시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탁됐다.

1기 경제팀은 '증세 없는 복지' 등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경제정책에 녹여낼 실무형 인사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국회 대응 능력과 정책 추진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으면서 2기 경제팀에 바통을 넘겼다.

지난해 7월 출범한 2기 경제팀은 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최경환 부총리와 안종범 경제수석을 양날개로 한 '실세형'으로 평가받는다.

최 부총리와 안 경제수석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함께 일했고 2012년 대선 때는 박근혜 캠프에서 각각 비서실장과 경제 공약을 맡은 핵심 참모로 호흡을 맞춘 사이다.

또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공통점이 있어 이른바 '위스콘신 라인'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서승환 국토부 장관 등 최 부총리와 친분이 두터운 인물들을 유임시켜 2기 경제팀에 힘을 실었다.

지난 3월 개각 때는 국토교통부 장관에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 해양수산부 장관에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 등 친박계 국회의원 2명이 합류해 '실세형' 경제팀 체제가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최 부총리는 재임 중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지낸 3선 국회의원 경력과 경제기획원 출신이라는 점을 최대한 살려 재정, 부동산, 세제 등 다양한 부문의 경제 정책을 강도 높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아울러 여당 및 국회와의 소통에서도 1기 팀과 비교할 때 현격하게 달랐다는 평을 듣고 있다.

◇ '안정적 마무리·위기관리 과제' 떠안은 3기 경제팀

조만간 모습을 드러낼 3기 경제팀을 이끌 수장으로는 관료 출신과 정치인 출신이 두루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정권 후반기에는 새롭게 일을 벌리기보다는 안정적인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정치인보다는 관료나 경제 전문가 출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관료 출신으로는 임종룡 금융위원장·김동연 아주대 총장(전 국무조정실장)·신제윤 전 금융위원장·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이, 경제 전문가로는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이 거론된다.

4대 구조개혁을 마무리하려면 국회와의 소통이 중요한 만큼 추진력이 강한 정치인 출신이 낙점될 가능성이 여전하다는 관측도 있긴 하다.

정치인 출신으로는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청와대 경제수석의 경우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됐던 안종범 수석이 유임되고 현정택 정책조정수석도 움직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3기 경제팀은 4대 구조개혁 등 박근혜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경제정책을 마무리해야 하는 중책을 맡아야 한다.

또 미국의 임박한 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 둔화 등 대외적인 파고에 맞서야 한다.

이런 점 때문에 위기관리 능력을 갖춘 '실무형'과 '실세형'이 결합한 형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기업 구조조정도 3기 경제팀엔 만만치 않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유력 후보군에 포함된 임종룡 위원장이 경제부총리로 가면 사실상 경제팀 전체가 물갈이되는 등 파급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경제팀을 이루는 핵심 멤버인 금융위원장을 새로 임명하는 연쇄 인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상직 산업부 장관도 개각 대상에 올라 있다.

산업부 장관 후보군엔 주형환 기재부 1차관,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이관섭 산업부 1차관, 김재홍 KOTRA 사장 등 주로 관료 출신이 거론된다.

추 실장은 김준경 원장과 함께 금융위원장 후보군에 들어 있다.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김수현 기자 cho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