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을 건립해 수원시에 기부한 현대산업개발이 한경주거문화대상 사회공헌대상에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현대산업개발이 전국 곳곳에 예술성 높은 건물을 지어 도시 미관과 문화를 바꾸는 데 기여했으며, 많은 시민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미술관을 기부한 점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지난 6월 준공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은 수원 팔달구 신풍로 22 일대 6400㎡의 부지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1층에는 기획전시공간 2곳, 카페테리아, 뮤지엄숍 등이 배치됐다. 2층에는 기획전시공간 2곳과 교육실·학예실 등이, 지하에는 수장고와 주차장이 조성됐다. 시민들이 휴식공간 및 전망대로 활용할 수 있는 미술관 옥상의 개방형 정원은 관람시간 이후에도 이용할 수 있다.

이 사업은 수원시가 추진 중인 ‘화성르네상스 마스터플랜’ 사업의 일부다. 수원시는 수원화성 내부 도심을 역사 기반의 문화관광벨트로 구축하는 도심재생을 추진 중이다. 미술관이 들어선 신풍지구는 과거 수원의 상업, 문화 중심지였지만 새로운 도심 개발과 개발 규제 등으로 노후화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수원에서 아이파크시티 등 많은 사업을 벌여왔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미술관 건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3월 공사를 시작해 16개월 만인 지난 6월 미술관 건설을 마쳤다. 수원 화성의 역사와 입지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미술관이 주변 경관과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설계했다. 진회색 계열의 송판 무늬 노출콘크리트를 적용하고, 상층부는 한옥의 처마처럼 비스듬한 곡면의 스카이라인을 통해 화성행궁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미술관 전면에는 확 트인 투명창을 적용해 관객들이 전시품을 관람하면서 동시에 화성행궁과 광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했다.

문화재로 대변되는 과거와 미술관 전시품이 표현하는 현재를 동시에 둘러보며 시공간을 초월한 소통을 의도한 것이다. 이외에도 옛길을 최대한 살려 광장으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동선을 짜 관람객들의 발길이 자연스럽게 미술관에서 광장으로 향할 수 있도록 했다. 주변 조경은 수원 화성을 지은 조선시대 왕 정조의 상징성을 고려해 왕을 상징하는 ‘모란’을 적용했다.

수원의 ‘도시 속 미니신도시’라 불리는 ‘수원아이파크시티’는 현대산업개발이 진행 중인 민간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수원 권선동 일대 99만㎡ 부지에 주택 7000여가구와 테마쇼핑몰, 복합상업시설, 공공시설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도시 계획부터 기획, 설계, 시공, 분양까지 현대산업개발이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다. 네덜란드의 건축가 벤 판베르컬과 손잡고 설계한 개성 넘치는 아파트의 외벽 디자인과 조경으로 일대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작년에는 수원아이파크시티 내에 한림도서관을 지어 수원시에 기부했다.

“아이파크미술관, 수원 화성 새 구심점 될 것”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


“미술관이 역사문화공원의 가치를 높이고 수원 화성의 새로운 문화적 구심점인 동시에 시민 공간으로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은 2015년 하반기 한경주거문화대상 사회공헌대상 수상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사업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기부한 이 미술관의 경영은 수원시가 직접 맡을 예정이다.

김 사장은 “수원 화성은 조선시대 문화적 황금기였던 정조 시대에 축성된 아름답고도 실용적인 문화유산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기도 했다”며 “역사적 장소에 들어선 미술관을 설계할 때 견고하고 정적인 수원 화성의 질서와 언어를 계승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 미술관은 수원시와 연고가 있는 작가의 작품이나 관객 참여 행사가 다수 포함된 게 특징이다. 김 사장은 “현대산업개발은 포니정재단을 통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해왔다”며 “기술과 비용 혁신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발전플랜트와 해외사업을 본궤도에 올려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대표 아파트 브랜드, 39년 전통 명가
현대산업개발은


현대 아이파크(IPARK) 아파트를 짓는 현대산업개발은 39년 전통의 주택건설 명가(名家)다. 1976년 창립된 이 회사는 현대그룹에서 주택건설·부동산개발 등을 주로 맡아왔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현대아파트’는 1980~1990년대 국내 대표 아파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000가구도 이 회사의 대표 작품이다.

현대그룹과 결별하고 정몽규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새 브랜드인 아이파크(IPARK)를 내세워 활발한 주택건설사업을 벌여왔다. 고급 아파트인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를 비롯해 부산 해운대 아이파크, 수원 아이파크 시티 등 전국 각지에 랜드마크를 건설하며 아파트 명가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최초로 입주자 사전점검 제도를 도입하는 등 아파트 시공과 서비스에서 선구적 역할을 해왔으며, 지금까지 국내 최다인 약 37만가구 규모의 주택 건설 실적을 쌓았다.

현대산업개발은 건축, 토목, 플랜트 등의 분야에서도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사업, 면세점 사업에도 진출하는 등 사업영역을 넓히며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05년 설립한 포니정재단을 통해 장학사업과 학술 지원에 나서는 등 사회공헌사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국내 기술로 만든 최초의 자동차 ‘포니(PONY)’ 개발을 주도한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의 업적과 공로를 계승하겠다는 취지로 세워졌다. 포니정 재단은 약 260억원의 출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