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시됐던 정신질환 인식도 개선…정신과의료기관 태부족

중국의 신경정신질환 전문 개인병원인 캉닝(康寧)병원이 20일 홍콩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박'을 쳤다.

기대했던 자금 전액을 모집했고 개장 첫날부터 주가도 급등했다.

20일 중국 경제지 21세기경제보도에 따르면 캉닝병원은 당초 공모가 예상범위를 주당 32.1∼38.7홍콩달러로 책정했는데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공모에 참여함에 따라 상한선인 38.7홍콩달러로 발행가를 확정했다.

이에 따라 예상 공모액 6억8천100만 홍콩달러 전액을 확보했다.

또 이날 개장과 함께 주가가 44.0홍콩달러로 출발해 오전 장중 25% 급등한 48.7홍콩달러까지 치솟았다.

1996년 중국 원저우(溫州)에 설립된 캉닝병원은 중국 최대의 개인 정신과의료기관으로 저장성에 5곳의 직영 병원, 베이징(北京), 청두(成都) 등지에 4곳의 계열 병원을 두고 있다.

8년 연속으로 적자를 보다가 정부의 세금감면 혜택으로 겨우 흑자로 돌아섰던 이 병원이 중국 정신과 전문 병원으로는 첫 홍콩증시 상장이라는 도박에 성공한 셈이다.

투자가들은 무엇보다 무궁무진한 중국의 정신과치료 시장의 잠재력에 투자했다.

시장조사기관인 프로스트 앤 설리번 보고서 등에 따르면 급속한 사회변화와 발전, 경쟁, 결속력의 약화, 부실한 사회안전망 등으로 인해 중국에서만 현재 1억8천만명이 정신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중국인 8명중 한명꼴로, 각국 국민의 행복도 조사에서 중국이 항상 뒤처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중국의 정신과치료 시장이 올해 350억 위안에서 2019년 650억 위안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중에서도 민영 정신과병원 시장 규모는 2015년 62억 위안에서 2019년 136억 위안으로 연평균 21.8%씩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정신병에 대한 언급을 금기시해왔던 중국인들이 국민소득이 늘어나면서 정신건강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 시장확대의 큰 요인으로 꼽힌다.

옌훙펑(閻洪豊) 중국심리학회 부주임은 정신질환이 중국 전통문화에서 금기시되는 주제였다고 시인하며 "많은 이들이 정신질환을 앓는 가족이 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심지어 의사에게도 이를 숨긴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후난(湖南)성 사오양(邵陽)에서는 정신질환을 앓던 한 남성을 가족이 13년간 닭장 속에 감금했던 일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회발전과 함께 점차 정신병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 2010년 한 정신이상자에 의해 학생 20명이 목숨을 잃은 것을 계기로 중국 정부도 정신건강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의 정신과치료 설비와 자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2011년 중국에서 1만명당 정신과 전문의는 0.15명, 정신과 병상은 1.47개로 선진 7개국(G7)의 같은해 1.2명, 7.4개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다.

관웨이리(管偉立) 캉닝병원 원장은 "사회발전에 따라 정신질환 장애 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며 상장을 계기로 의료설비와 인력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