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대호 2타점 결승타 > 이대호(왼쪽)가 19일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초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뒤 1루에서 김평호 주루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대호 2타점 결승타 > 이대호(왼쪽)가 19일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9회 초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뒤 1루에서 김평호 주루코치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의 4번 타자’ 이대호(소프트뱅크)가 일본을 무너뜨렸다.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야구 국가대항전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이대호의 결승타에 힘입어 극적인 4-3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의 ‘괴물투수’ 오타니 쇼헤이(닛폰햄)의 역투에 힘 한 번 제대로 못 쓰던 한국 타자들은 경기 마지막 이닝에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0-3으로 패색이 짙던 9회 초, 양의지(두산) 대신 타석에 들어선 오재원(두산)이 좌전 안타로 포문을 연 데 이어 김재호(두산)의 대타 손아섭(롯데)이 중전 안타를 쳤다. 후속타자 정근우(한화)는 좌선상 2루타로 2루 주자 오재원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용규(한화)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무사 만루가 됐고, 김현수(두산)는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국에 1점을 안겼다. 점수 차는 순식간에 1점으로 좁혀졌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한국 선수는 이대호였다.

이대호는 올 시즌 일본시리즈에서 16타수 8안타 2홈런 8타점으로 팀의 통합우승을 이끌어 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위기를 느낀 고쿠보 히로키 일본 감독은 이대호 타석에 앞서 마츠이 유키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마쓰이 히로토시를 올렸다.

이대호는 히로토시의 4구째를 공략했다. 타구는 좌익수 왼쪽에 떨어졌고 3루와 2루 주자가 잇따라 홈을 밟으면서 승부는 뒤집혔다. 정대현(롯데)과 이현승(두산)이 9회 말 일본 타자들을 틀어막으면서 승부는 한국의 극적인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이대호는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선 자존심을 구겼다. 9회에 좌전 안타를 때렸지만, 앞서 오타니에게 두 개의 삼진을 당하고 병살타도 쳤다. 이날도 오타니에게 막혔지만 마지막 한 개의 안타가 한국을 패배의 벼랑에서 구했다. 도쿄돔을 가득 메운 4만명이 넘는 일본 관중은 자국 리그에서 뛰는 한국의 4번 타자 이대호를 바라보며 망연자실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