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비주류 불만…"평가내용 전혀 몰라 답답"
"교체여론, 현역유지보다 높아" 여론조사결과…전남의원들 좌불안석

새정치민주연합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현역 국회의원 '하위 20% 물갈이' 작업이 본격화한 가운데 전남에서 현역에 대한 교체여론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호남 의원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가위 시행세칙이 진통 끝에 최고위원회의를 통과, 평가위가 실무작업에 착수할 근거를 마련하면서 의원들의 불안이 배가되고 있다.

호남에는 다선 의원이 많고 경쟁력 있는 후보들이 줄지어 있어 선거 때마다 물갈이에 경계심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현역 물갈이' 요구가 높다는 내용의 여론조사도 이같은 불안감을 부채질하고 있다.

실제 광주타임즈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1~14일 전남지역 6개 다선의원 선거구 (목포시, 광양·구례, 여수 갑, 여수 을, 무안·신안, 해남·완도·진도) 유권자 4천37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다른 후보에 투표하겠다'(42.7%)는 답변이 '현역의원에 투표하겠다'(37.1%)는 답변보다 많았다.

특히 광양·구례를 제외한 5곳에서 현역이 가상후보와의 대결에서 경합 내지 열세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호남 의원들은 현역의원 20%를 일률적으로 공천에서 배제하는 방안과 평가기준 등에 대해 이미 불만이 많은 가운데 이같은 여론조사까지 나오면서 좌불안석이다.

호남의 한 비주류 의원은 "불만들이 많다.

누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겠는가"라며 "평가가 정당하다고 해도 안 좋은 건데 내용을 전혀 모르니까 답답하고 '깜깜이 평가'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 총선에서 현역의원 평가 결과 하위 20%를 공천심사에서 원천배제하는 내용의 평가위 시행세칙을 의결했다.

애초 지난 16일 의결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최고위원들이 평가위 배점 등이 세부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반대하면서 이날 다시 논의한 것이다.

최고위원회의에서는 구체적인 평가항목과 세부적인 배점기준을 마련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판단, 일단 시행세칙을 의결하고 이후 최고위에 세부내용을 다시 보고하기로 했다.

평가위는 조만간 자료수집 등 실무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평가위에서 시간이 부족해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며 "이후 최고위에 배점기준을 의결 받는 조건으로 시행세칙을 통과시켰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정치연합은 소속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확보 가능한 의석이 73석이라는 시뮬레이션 결과를 작성, 언론에 유포한 경위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통계적으로 전혀 무의미한 자료를 작성·제공해 결과적으로 당을 음해하는 보도의 소재가 되게 한 것에 대해 최고위원회의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며 유포자를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고 법률위원회에서 경찰에 수사의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