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닥다닥 비슷비슷한 주택 사이,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승부
건축비 조금 더 늘어나지만 개성 살리는 주거문화
보다 많은 임대수익 확보를 위해 층별로 원룸이나 투룸을 최대한 많이 넣는 일반적인 다가구·다세대주택 대신 복층 다가구나 수직형 다세대 등 새로운 형태의 빌라 건축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합정동 건물은 지상 각층의 모든 가구를 경사진 지붕으로 설계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층고는 기존 2.8m보다 훨씬 높은 4~5.8m에 달한다. 사무실이나 작업실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세입자가 원할 경우엔 복층으로 공사할 예정이다.
김씨는 다닥다닥 원룸이 붙어 있는 건물은 공급도 많은데다 차별화도 쉽지 않아 지역 내 작은 랜드마크(지역 대표 건축물)가 될 수 있도록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이 건물은 위·아래층의 접촉면이 좁아 층간 소음이 적다. 전면 유리창을 통한 채광이 쉬운 것도 장점이다.
최재희 광장건축사사무소 마케팅 이사는 “건축비가 일반 건물보다 10~20% 많이 들지만 홍대 지역의 독특한 분위기를 원하는 수요자들이 많아 임대료를 차별화해 수익을 맞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 주택가에 부지 165㎡를 소유한 이모씨는 기존 통념을 깨는 수직형 가구의 다세대주택을 최근 완공했다. 건물 바닥면적 82㎡의 4층 건물로 1층 전면에는 슈퍼마켓이나 제과점 등이 들어올 수 있는 점포(전용 14.85㎡) 세 개를 뒀다. 1층 뒤편에는 다세대주택 세 가구의 출입문을 설치했다. 다세대주택은 가구별로 각각 1~4층을 모두 사용하는 구조다. 보통 다세대주택은 층별로 가구를 나누는 식인데 이씨는 수직 단위로 가구를 구성했다. 가구별 사생활 보호를 위해 4층 옥상정원에는 담이나 울타리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 가구가 사용하는 면적은 1~4층 모두 56~57㎡다.
이현욱 이현욱좋은집연구소장은 “임대수익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비슷하게 지어지는 다가구·다세대주택은 자재나 선택품목을 고급화하더라도 차별화가 쉽지 않다”며 “지역 랜드마크를 원한다면 주택 공간의 개념을 새롭게 바꿔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