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곳의 이선영 사장은 ‘투잡족 사장님’이다. 현재도 방송 작가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온스타일(on style)의 인기 프로그램 ‘도전수퍼모델코리아’, ‘겟잇뷰티’ 등의 프로그램이 대표작이다. 방송 작가인 그가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하게 된 사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ICIF라는 이탈리아 요리 학교에 1년간 유학을 떠난 것이다. 유학에서 돌아온 이 사장은 다시 방송 작가로 복귀했지만 이탈리아 요리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자비를 들여 이탈리아로 향하는 두 번째 짐 가방을 쌌다. 이탈리아 시골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할머니들에게 요리 이야기를 들었다. 바로 이 경험을 살려 2012년 그가 출간한 책이 ‘이탈리아 할머니 레시피’다. 이 사장은 “이 책을 내고 이탈리아 요리에 더 호기심이 생겼고 그래서 문을 연 것이 바다파스타”라고 설명했다.
2013년 연남동에 바다파스타가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니 이제는 개업 2년 차. 블로그마다 연남동의 대표 맛집으로 소개되고 있지만 개업 후 6개월간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 그는 “일반적으로 ‘3일 안에 임차료에 해당하는 매출’이 나오면 가게를 유지하는 데 무리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며 “당시에는 하루 매출이 3만~4만 원에 그친 적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손님 한 분이 오더라도 최고의 서비스를 보여주자’는 마음으로 기다리자 서서히 단골손님이 늘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2013년만 해도 들쭉날쭉하던 매출이 2014년에는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며 “메르스 사태가 터졌을 때도 다른 가게들은 힘들어 했지만 바다파스타는 매출 감소가 10만 원 이내에 그칠 만큼 잘 유지됐다”고 자신했다. 외부 변수와 상관없이 꾸준히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지금은 연남동 상권이 커지기도 했고 가게도 자리를 잡으면서 초창기와 비교해 매출이 3배 정도 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현재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최근 연남동 동진시장 근처에 ‘바다스테이크’라는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오픈했고 그 바로 옆에 ‘연남 밤바다’라는 한국식 주점을 준비 중이다. 싱싱한 이탈리안 해산물 스테이크와 함께 와인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바다스테이크는 바다파스타와 함께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사장은 “연남동은 예술가들도 많고 글로벌한 분위기도 있어 그 어떤 새로운 실험도 다 받아들여질 것 같은 느낌이 있다”며 “바다파스타를 운영하면서 꾸준함과 전문성으로 승부하는 ‘좋은 가게’는 손님들이 먼저 알아보고 찾아온다는 믿음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
<본 기사는 한국경제매거진 한경 BUSINESS 1036호 제공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