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판도평가' 문제점 지적
김승억 세종대 교학부총장은 15일 한국외대 미네르바 콤플렉스에서 열린 ‘제3차 한국대학랭킹포럼(URFK)’에 발표자로 나서 “객관적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정량지표 위주의 새 평가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포럼은 세계대학평가 주요지표인 ‘평판도 평가(피어 리뷰)’의 문제점 분석과 대안 제시를 주제로 개최됐다. 평판도 지표는 QS(Quacquarelli Symonds) 평가에서 50%, 타임스고등교육(THE) 평가에서 33%를 차지해 비중이 매우 높다. 통상 해당 분야의 상위 대학을 꼽아달라는 설문 방식으로 조사되는 정성지표다.
김 부총장에 앞서 발표한 서의호 한국대학랭킹포럼 대표(포스텍 교수)는 “평판도 평가는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며 “객관적 성과와 별개로 자신이 소속된 대학이나 친근한 대학에 투표하고, 반대로 경쟁 대학엔 의도적으로 표를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김성수 한국외대 기획조정처장도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외대에서 강연하자 평판도 점수가 확 올라갔다. 마케팅적 요인이 큰 영향을 주는 것”이라며 “실제 연구·교육 성과와의 연관성은 떨어지는 부정확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정량지표 항목의 성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평판도가 지표로써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비판, 평판도와 실제 대학 역량 간에 수십년씩 시차가 발생해 ‘과거 명성’ 위주 비합리적 평가란 지적까지 나왔다.
서구권 명문대가 평판도 평가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짚은 김승억 부총장은 “한국내 상위 대학의 올해 THE 평가 결과를 분석해보면 여타 정량지표 점수에 비해 평판도 점수가 매우 낮았다. 만약 평판도 지표를 나머지 지표의 평균값으로 조정하면 세계 순위가 86계단이나 올라간다”고 문제 제기했다.
따라서 불합리한 왜곡을 불러온 평판도를 제외하고 정량지표만으로 새로운 평가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는 “새롭게 평가를 만들면 초기엔 어려움을 겪겠지만 평가의 공정성을 확보하면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순위를 발표한 세계대학평가가 상대적으로 국내 대학에 불리하다는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평가 결과 대다수 한국 대학 순위가 지난해보다 내려갔다. THE 평가에선 세계 100위 안에 서울대 한 곳만 들었다. 미국 US 뉴스&월드리포트의 ‘글로벌 최고대학’ 100위 안에는 국내 대학이 전무했다.
한편 기존 주요 세계대학평가 중에선 6개 정량적 학술지표를 잣대로 순위를 매기는 중국 상하이자오퉁대의 세계대학학술순위(ARWU)가 평판도 평가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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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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