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있는 CGV베이징 이디강점 로비에서 관람객들이 영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CJ그룹 제공
중국 베이징에 있는 CGV베이징 이디강점 로비에서 관람객들이 영화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CJ그룹 제공
CJ그룹은 최근 2020 문화사업 비전을 발표하고 글로벌 전략을 소개했다.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은 “현재 3조5423억원인 문화 관련 계열사 매출을 2020년까지 15조6000억원대로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컴캐스트 디즈니 뉴스코프 타임워너 등에 이어 세계 10위권 문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CJ그룹은 이를 위해 해외 시장 공략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국내를 포함해 미국 중국 등 6개국에서 1637개의 스크린을 운영 중인 CJ CGV는 2020년까지 이를 12개국, 1만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연간 1억3000만명 수준인 CGV 관람객은 2020년 7억명까지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세계 영화 관람객의 8%에 이르는 수치”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내 극장 수는 64개에서 내년까지 80개로 늘릴 계획이다.

기술력을 갖고 있는 4DX 상영관도 늘릴 계획이다. 3D(3차원) 영화에 촉감을 더한 4DX 상영관은 지난해 6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시작으로 11월 인도, 12월에는 홍콩과 일본 도쿄에 각각 문을 열었다. 올해 초에는 영국과 스위스에 4DX 상영관을 열어 본격적인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다.

CJ E&M은 방송과 영화 등의 공동 제작을 확대한다. 한국 예능 프로그램을 수출하거나 현지 제작사와 함께 영화를 만드는 식이다. 중국에서는 ‘이별계약’ ‘20세여 다시 한번’ 등 한·중 합작 영화가 흥행에 성공했다. 이별계약은 2013년 CJ E&M이 중국 영화사인 ‘차이나필름그룹(CFG)’과 함께 기획한 영화로, 37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세여 다시 한번은 한·중 합작 영화 최초로 누적 관객 10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해 12월 개봉한 ‘마이가 결정할게2’가 베트남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지난 5월에는 태국 극장 사업자인 ‘메이저 시네플렉스 그룹(Major Cineplex Group)’과 ‘영화 투자 제작 조인트 벤처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CJ그룹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0조원가량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투자 밑그림과 전략은 모두 짜놓은 상태”라면서도 “최고경영자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부재로 과감한 투자에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화산업이 한국 경제를 먹여 살릴 차세대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는 게 CJ의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전 세계인이 매년 2~3편의 한국 영화를 보고, 매월 1~2번 한국 음식을 먹고, 매주 1~2편의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고, 매일 1~2곡의 한국 음악을 들으며 생활 속에서 한국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CJ가 중추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CJ의 문화사업은 1995년 미국 영화제작사 드림웍스에 제일제당이 3억달러(약 3500억원)를 투자하면서 시작됐다. 이 금액은 당시 제일제당 연매출의 20%를 웃도는 규모였다. 경영진의 반대도 많았지만 당시 제일제당 상무였던 이재현 회장은 “문화를 산업화해야 한다. 그게 바로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라며 투자를 결정했다. CJ는 콘서트와 결합한 박람회인 ‘KCON’을 중심으로 한류 문화와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