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유리 기자 ] 실적에 대한 자신감으로 자기회사 주식을 사들인 이동통신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쏠쏠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변동성 장세에 통신주(株)가 안정적으로 평가받는데다 하반기 실적 개선 흐름이 전망되고 있어서다.

이통3사 중 자기회사 주식 매입에 가장 적극적인 CEO는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이다. 올해 들어서만 8차례 LG유플러스 주식 담기에 나섰다.

황창규 KT 회장(좌)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우)
황창규 KT 회장(좌) /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우)
이 부회장은 지난 4월6일 네 차례에 걸쳐 자기회사 주식 2만1500주를 샀다. 지난 6월25일도 LG유플러스 주식 2만1600주를 네 차례에 나눠 매수했다. 올해 담은 4만3100주를 포함해 이 부회장이 보유한 LG유플러스 주식은 총 14만4000주로 발행주식의 0.03%에 이른다.

눈에 띄는 것은 꾸준한 수익률이다.

지난 5일 LG유플러스 주가는 1만1500원으로 마감했다. 이 부회장의 주당 평균 매수가격이 9978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15.2%의 평가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

이 부회장이 회사 주식을 매입한 상반기에 LG유플러스 주가가 연초 대비 20% 가량 빠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시 투자로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최근 황창규 KT 회장도 자기회사 주식 매입으로 책임 경영 의지를 표현했다.

황 회장은 지난달 30일 KT 주식 5000주를 장내 매수한다고 밝혔다. 황 회장이 자기회사 주식을 매입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자기회사 주식 매입을 통해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지난달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올 상반기 무선 사업에서 가입자 순증 1위를 기록하고 기가 인터넷으로 시장을 선도했다"며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했을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황 회장의 주식 매입 소식에 KT 주가는 상승세로 화답했다.

지난 30일 KT는 전일 대비 2.33% 상승한 3만700원에 마감했다. 9월 들어 가장 큰 오름폭이다. 황 회장의 주당 평균 매입 가격(2만9711원)과 비교하면 3.33% 상승했다.

자기회사 주식을 통한 통신사 CEO들의 투자 수익률은 더 올라갈 전망이다. 탄탄한 실적 모멘텀(상승동력)과 함께 배당수익률도 기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텔레콤의 영업정기 기간이 10월로 연기되면서 3분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통신3사의 3분기 영업익 합계는 전 분기 대비 12% 가량 늘어난 1조1000억원도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연말 배당에 대한 기대감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당 배당액이 250원으로 예상되는 LG유플러스는 성장성과 안정성을 두루 갖췄다"라며 "KT의 배당수익률은 경쟁사보다 다소 낮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하지만 경영 정상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올해 초 부임한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은 회사 주식 251주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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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한경닷컴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