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임직원이 ‘공기업 직원이 갖춰야 할 청렴의식’이라는 주제의 연극 ‘정진기씨의 하루’를 관람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울원자력본부 임직원이 ‘공기업 직원이 갖춰야 할 청렴의식’이라는 주제의 연극 ‘정진기씨의 하루’를 관람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원자력발전소 부품 비리 사건과 각종 원전 안전사고 등으로 인해 고민이 많다. 원전 신뢰도가 크게 떨어지고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까지 높아진 탓이다.

한수원은 이 같은 상황을 타결할 해결책으로 ‘조직문화 혁신’을 꼽았다. 덧씌워진 불명예를 떨쳐내기 위해서는 조직에 청렴문화를 뿌리내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본 것이다. 한수원은 조직문화 혁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혁신 공기업] 국민신뢰 회복 나선 한수원, 신입 때부터 '생애주기별 청렴 교육'
윤리교육을 개편한 것이 대표적이다. 강의실에 임직원을 앉혀놓고 딱딱하고 무거운 주입식 윤리교육을 하는 데서 벗어나 청렴문화를 주제로 한 각종 콘서트와 토론, 붓글씨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최근 진행한 ‘정진기씨의 하루’라는 제목의 청렴윤리 연극 교육이 대표적인 예다. 평범한 공직자의 하루를 그려낸 이 연극을 통해 직원들에게 각자 ‘공기업 직원에게 청렴이란 무엇인가’를 되돌아볼 기회를 제공했다. 한수원 직원이라면 누구나 업무 과정에서 접할 수 있는 ‘청렴 이슈’를 재밌게 풀어내 직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생애주기별 청렴 교육’도 시작했다. 신입 직원은 물론 고위 임원까지 직급별로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교육한다. 한수원 자체 교육기관인 인재개발원에서 시행하는 모든 직무교육 과정에서도 청렴 교육을 의무화했다.

이 밖에 ‘청렴윤리의 날’을 지정해 청렴윤리 자가진단의 시간을 갖도록 하고 사내 내부망에 접속할 때마다 윤리 메시지와 청렴 관련 명언 게시, 행동강령 퀴즈 등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업무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각종 장치도 도입했다. 한수원은 최근 ‘원전부품 통합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원전 부품의 통합 정보를 관리하고 있다. 또한 원전 기자재의 전체 생애주기를 추적할 수 있는 최신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세워 원전 부품 납품 비리 가능성을 차단했다.

상임이사, 본사 처·실장 및 사업소장 등 50여명이 함께 청렴하고 투명한 경영을 다짐하는 ‘청렴서약식’도 열었다. 청렴서약서에는 △법과 원칙 준수 △공익 우선 △지위와 권한의 남용 금지 △금품과 향응 등의 수수 금지 △외부의 부당 간섭 배제 등 5대 청렴 실천 원칙을 명시했다.

한수원은 비리 발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활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급 이상 퇴직자는 퇴직일로부터 3년간 협력회사에 취업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을 명문화했다.

이를 위반한 협력사에는 입찰 시 감점은 물론 공급자 등록 취소까지 할 수 있도록 해 협력사와의 유착을 사전에 방지했다. 또 업무와 관련 있는 기업에는 투자를 금지하고, 2급 이상 직원은 본인과 배우자의 재산 등록을 의무화했다. 10만원 미만의 금품이나 향응을 받은 뒤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제공할 시에는 해임이 가능하도록 징계 기준을 강화했다.

이런 노력을 기반으로 한수원은 2012년부터 2년 연속 5등급이던 국민권익위원회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지난해 3등급을 받았다. 부패방지시책 평가에서는 1단계 상승한 2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감사원으로부터 자체감사 우수기관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석 한수원 사장은 “청렴·윤리경영을 통해 거듭나는 국민의 신뢰를 다시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