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유엔 개발정상회의와 제70차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유엔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에 도착, '다자외교의 꽃'인 유엔 무대에서의 외교전에 본격 돌입했다.

이번 해외출장 기간은 한국의 추석 연휴와 정확히 겹쳐 박 대통령은 연휴의 전 기간을 유엔 정상외교에 할애하게 된다.

이번 유엔 총회는 유엔 창설 7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띠고 있어 전세계 국가원수와 정부수반, 국제기구 수장 등 160여명의 정상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유엔에 데뷔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5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찾는다는 점이나, 프란치스코 교황이 총회장에서 연설을 하는 등 전세계의 이목이 온통 뉴욕에 쏠려 있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높은 관심 속에 펼쳐지는 유엔 외교전에서 박 대통령은 ▲북한 도발 저지 및 한반도 평화통일 비전 전파 ▲개발·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논의 ▲국제사회에 새마을운동 및 한류 확산 등에 정상외교의 목표가 설정돼 있다.

◇北도발 억지가 최대 목표…평화통일 지지확보 = 이 가운데서도 박 대통령의 유엔 출장은 북한의 추가 도발을 저지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북한이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맞아 대형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은 우주개발을 빌미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거나 4차 핵실험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해왔고, 우리 군과 외국의 전문기관들도 북한의 도발 징후를 잇달아 포착한 바 있다.

이번 유엔 무대에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4개국 정상이 모두 집결하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및 평화에 미치는 악영향을 강조하면서 대북 압박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8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선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제재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경고 메시지도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박 대통령은 출국 전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위배되는 도발 행동을 강행한다면 분명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선다면 국제사회와 힘을 합해 북한의 경제발전을 돕는다는 일관된 메시지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박 대통령 자신이 북핵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꼽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비전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 이해를 높이고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는데도 주력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한반도 평화통일과 동북아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심도깊은 논의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발·교육·기후변화 글로벌 이슈 기여 = 박 대통령은 개발이나 교육,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사회가 당면한 이슈에 대한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국제사회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변모,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모범적인 중견국으로 자리잡은 우리나라의 위상을 더욱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다.

이는 북한 도발 저지나 한반도 평화통일 등과 관련한 우리의 외교·대북 정책에 대한 국제사회의 이해를 높이고 지지를 확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박 대통령이 첫 공식일정인 유엔개발정상회의 기조연설(25일)에서 이번에 채택될 예정인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SDGs)' 17개를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전략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글로벌교육우선구상(GEFI) 고위급 회의(26일), 기후변화 주요국 정상 오찬회의(27일), 유엔평화활동 정상회의(28일) 등에서도 박 대통령은 글로벌 이슈에 대한 우리의 입장과 기여의지를 알릴 방침이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통해서 개발협력 비롯해 기후변화, 보건안보, 유엔 평화활동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한 적극적인 기여의지를 보여주면서 우리나라의 위상과 국익을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친이 공들인 새마을운동 세계 전파…한류 확산에도 주력 = 한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가운데 박 대통령이 특별히 강조하는 것이 바로 새마을운동이다.

박 대통령은 개발정상회의 기조연설뿐 아니라 이 회의의 부대행사로 우리나라와 유엔개발계획(UNDP),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새마을운동 고위급 특별행사'에 주최국 국가원수 자격으로 참석해 새마을운동의 지구촌 전파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지난 1970년대 선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농촌개발과 빈곤퇴치를 위해 공을 들인 새마을운동을 빈곤국와 개도국을 위한 글로벌 개발 프로그램으로 확산하는데 앞장서는 셈이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현 정부의 4대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인 문화융성을 위한 행보도 준비했다.

오는 28일 뉴욕에 있는 한국 문화원을 찾아 국가브랜드 전시와 K-컬쳐 체험관 개관 행사 등에 참석, 세계 문화의 중심지인 뉴욕을 한류 확산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청와대는 "대통령께서는 한국 문화원 방문을 통해 전세계 우리 문화원을 국가 브랜드 제고와 한류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정윤섭 박성민 기자 min2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