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이후 '충청黨' 없는 첫 총선…여야 1대1 맞짱대결
이완구·정진석 공천경쟁, 이해찬 7선, '무주공산' 제천·단양 주목


역대 선거 때마다 충청권은 '캐스팅보트'를 행사해왔다.

충청권을 장악하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얘기가 통할 정도였다.

이에 따라 매번 선거에서 충청권은 여야간 최대의 격전지가 돼 왔으며 20대 총선에도 예외가 아닐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내년 총선의 경우 지난 1995년 자민련 창당 이후 처음으로 충청권에 기반을 둔 정당이 없는 총선으로 여야가 1대1구도로 맞붙게 됐다는 점에서 선거결과가 벌써부터 주목된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전체 25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12석(대전 3석·충남 4석·충북 5석)을 거머쥐며 새정치민주연합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10석(대전 3석·충남 3석·충북 3석·세종 1석), 자유선진당 3석(충남 3석)을 앞질렀다.

18대 총선(총 24석)의 경우 충청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이 14석으로 과반을 확보했고, 17대 총선(총 24석)에서는 열린우리당이 19석을 차지했으며 16대 총선(총 24석)에서는 자민련이 11석을 차지하며 선전했고, 새천년민주당 8석, 한나라당 4석을 각각 얻었다.

그동안 충청권 인구 증가로 인해 20대 총선에서는 이 지역 지역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인구하한선이 올라가면서 충청권의 현재 지역구수 25개는 그대로 유지되되, 개별 지역구에는 어느 정도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전의 경우 유성구가 갑·을로 분구돼 1석이 더 늘어날 게 확실시되고, 충북에서는 청주시 선거구가 4개에서 3개로 줄 가능성이 있다.

충남은 전체 선거구 수가 10개로 유지되겠지만 지역구 인구 편차 2대 1을 준수하는 과정에서 내부 조정이 많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 경쟁구도를 살펴보면 대전에서는 분구가 예상되는 유성 지역에 10여명의 후보들이 몰리는 최대 경쟁지역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에서는 비례대표인 민병주 의원을 비롯해 김문영 전 청와대 행정관, 김신호 전 교육부 차관, 양홍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육동일 충남대 교수, 육수호 새누리당 대전시당 대변인,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새정치연합에서는 현직 3선인 이상민 의원을 필두로, 최명길 전 MBC 부국장, 허태정 유성구청장 등이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의 경우 새누리당 소속 현역의원인 강창희 전 국회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으려는 정치 지망생들이 몰리고 있다.

현재 곽영교 전 대전시의회 의장과 김세환 전 대전시티즌 사장, 김영관 전 대전시의회 의장, 노병찬 전 대전시 행정부시장, 송종환 새누리당 중앙당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 이은권 전 중구청장이 이름을 올렸다.

최근에는 비례대표인 이에리사 의원도 도전장을 냈다.

새정치연합에서는 류배근·이서령 등 전·현 지역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세종시는 현재 6선인 새정치연합 이해찬 의원이 7선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당 혁신위가 이 의원에게 '살신성인'을 주문해 어떤 선택을 내릴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에서는 유한식 전 세종시장과 최민호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이름이 나오고 있어 이해찬 의원과 유한식 전 시장간 리턴매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새누리당 내 일각에서는 이해찬 의원에 맞설 상대로 성완종 리스트에 올랐던 이완구 전 총리도 거론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충남에서는 합구가 예상되는 부여·청양과 공주, 분구가 예상되는 천안에 눈길이 쏠린다.

부여·청양과 공주가 합쳐질 경우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이완구 전 총리와, 3선 의원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현 공주 당협위원장 정진석 전 의원간 공천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이 전 총리와 정 전 의원은 이 지역 맹주인 김종필 전 총리의 최측근이자 두 사람 모두 '포스트 JP'를 자처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여기에 공주 출신인 박종준 대통령경호실 차장도 고향 출마설이 나오고 있어 경쟁구도를 달구고 있다.

공주가 지역구인 새정치연합 박수현 원내대변인은 두 지역의 통합을 기정사실화하고 이들을 상대로 수성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지역구 추가 증설이 유력한 천안의 경우 선거구 증설 기대 탓으로 다수의 후보군이 지역구와 무관하게 거론된다.

천안갑의 경우 새누리당에서 전용학 전 의원과 박찬우 전 안전행정부 제1차관, 김수진 주택관리공단 기획이사, 정순평 전 충남도의회 의장, 이정원·최민기 전 천안시의회 의장, 박중현 천안시볼링협회장이 물망에 오르고, 새정치연합에서는 현역인 양승조 국회의원이 4선 고지를 바라보고 있다.

천안을은 새정치연합에서 현역인 박완주 국회의원이 재선을 위해 뛰는 가운데 한태선 전 민주당 원내정책실장, 장기수 충남청소년진흥원장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박태호 전 충남도의회 의장, 이정만 충남도 법률자문검사, 정종학 전 당협위원장과 김영수 천안시의원 등이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동생인 성일종 엔바이오컨스 대표도 성 전 회장의 명예회복을 위해 충남 서산·태안 지역에 출마할 예정으로 눈길을 끈다.

충북에서는 전체 4석 중 새정치연합이 3석, 새누리당이 1석을 차지하고 있는 청주를 두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청주에서는 새정치연합의 '3선 3인방'인 오제세(흥덕갑)·노영민(흥덕을)·변재일(청원) 의원이 재출마를 준비중인 가운데 새누리당에선 친박계로서 '포스트 JP'를 노리는 정우택 의원이 4선을 노리고 있다.

비청주권에서는 송광호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 제천·단양 선거구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엄태영 전 제천시장과 김회구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최귀옥 송광호 의원 정책보좌역, 김대부 샌프란시스코 K뉴스 대표가 일찌감치 얼굴 알리기에 나선 가운데,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송현승 전 연합뉴스 사장, 김기용 전 경찰청장도 새누리당에 입당해 공천경쟁에 가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은·옥천·영동에서는 새누리당 박덕흠 의원과 새정치연합 이재한 지역위원장의 리턴매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홍상표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출마 여부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배영경 기자 jo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