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나는 내가 좋다 - 문태준(1970~)
당신과 나는 서로의 안구가 신기해서 오래도록 들여다보며 만난 적 있습니다. 눈물이 괼 줄을 아는 우리를 가깝게 한 것이 볍씨 자국이었군요. 우리는 각자 몇 살 때에 생긴 상처를 지니고 삽니다. 볍씨 자국이 있는 눈이라서, 내 눈이 좋다고 아름답다고 당신이 말해 주었습니다. 오늘은 내가 참 좋아지려고 합니다. 내일 우리는 볍씨 자국 때문에 서로를 더 좋아하게 될 것 같군요.

김민율 시인(2015 한경 청년신춘문예 당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