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국내 첫승…단숨에 상금 1위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골프는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금메달 4개를 모두 쓸어담았다. 이때 한국남자 대표팀의 맏형은 이경훈(24·CJ오쇼핑·사진)이었지만 스포트라이트는 김민휘(23)에게 집중됐다.

김민휘는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을 모두 휩쓸며 한국남자골프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경훈은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개인전에선 4위에 그쳐 메달을 따지 못했다.

5년이 지난 뒤 이경훈과 김민휘는 내셔널 타이틀 대회인 코오롱 제58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에서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스포트라이트의 주인공이 바뀌었다. 이경훈이었다.

이경훈은 13일 충남 천안의 우정힐스CC(파71.7224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이경훈은 합계 13언더파 271타로 단독 2위 김민휘(23)를 4타 차로 멀찌감치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이경훈은 국내 투어에서는 아직 우승이 없지만 2012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나가시마 시게오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오른 경력이 있다. 우승 상금 3억원을 보탠 이경훈은 단숨에 한국남자프로골프(KPGA)투어 시즌 상금 랭킹 1위(3억1000만원)에 올라섰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이경훈은 2번홀(파4)에서 1타를 잃고 주춤했지만 5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 1.5m에 붙여 이글을 잡아내 곧바로 만회했다. 기세가 오른 이경훈은 7번홀(파3)부터 9번홀(파4)까지 3개 홀 연속 버디를 몰아치며 전반에만 3타를 줄였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민휘의 추격도 만만치 않았다. 김민휘는 14번홀과 15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이경훈을 2타 차로 압박했다. 하지만이경훈은 14번홀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넣은 데 이어 15번홀(파4)에서도 10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해 4타 차로 달아났다. 15번홀 버디를 잡은 뒤에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은 뒤 우승을 예감한 듯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