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구 옥수동과 금호동은 맞붙어 있는 동네지만 아파트값은 같은 면적에서 1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강남·북 부촌을 쉽게 오갈 수 있는 옥수동이 더 비싸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호동이 대규모 재개발을 앞세워 옥수동 따라잡기에 나섰다.

2000년대 초반까지도 옥수동과 금호동 집값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2001년 분양했던 옥수동 ‘강변 풍림아이원’과 금호동 ‘한신휴플러스’의 분양가(3.3㎡ 기준)는 720만원 안팎으로 비슷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옥수동 아파트값이 금호동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삼성물산이 2012년 옥수동과 금호동에서 준공한 ‘래미안 옥수 리버젠’과 ‘래미안 금호 하이리버’ 전용면적 84㎡ 가격은 각각 8억1000만원과 6억5500만원(국민은행 평균가)이다. 두 단지는 직선거리로는 1㎞ 정도 떨어져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옥수동이 재개발이 일찍부터 시작돼 지역의 이미지가 개선된 반면 재개발 구역이 많이 남아 있는 금호동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왔다고 설명한다.

옥수동은 옥수역과 금호역 등 지하철 3호선 덕분에 강남구 압구정동 접근성이 좋다. 한남더힐 등 고가 주택이 많은 한남동과도 붙어 있다. 강남·북 부촌과의 접근성이 좋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택 가격도 높게 형성돼 왔다.

그러나 옥수동 개발은 마무리 국면인 반면 금호동 개발은 본격화하고 있어 두 동네 간 가격 격차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옥수동은 최근 나온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스’가 사실상 마지막 개발 물량인 반면 금호동 일대에선 재개발 물량 공급이 잇따른다. 내년 ‘신금호 파크자이’(1156가구)를 시작으로 2018년 ‘e편한세상 신금호’(1330가구), ‘힐스테이트 금호’(606가구) 등이 줄줄이 입주한다. 금호14-1구역, 16구역 등 재개발을 진행 중인 구역들도 적잖게 남아 있다.

분양마케팅업체인 위마스터의 안태길 사장은 “옥수동은 서울의 부촌인 압구정동 및 한남동과 가까워 인지도 측면에서 우위에 있고 개발도 먼저 이뤄졌다”며 “뒤늦게 재개발되는 금호동은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 입주를 계기로 재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