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아시아 금융시장은 공포에 짓눌린 '검은 월요일'이었다. 중국 상하이증시발(發) 쇼크가 중화권은 물론 한국과 일본 금융시장까지 강타하면서 '패닉'을 넘어 '카오스 상태'로 빠져들었다.

이날 중국 상하이지수는 8.49% 하락 마감하는 등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 연일 폭락하면서 올해 상승분을 모두 까먹었다. 장중 하락폭이 9%를 넘어서며 2007년 이래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의 코스피 지수는 장중 1800.75까지 추락, 2013년 6월26일 장중 저점(1772.49) 이후 2년 2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날 코스피 지수 하락폭 2.5%는 지난 2012년 6월(6.0%) 이래 가장 크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연중 최대 규모인 7230억원의 매물 폭탄을 내놓으며 '셀 코리아'를 13거래일째 지속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우려가 나오는데다가 중국 정부의 각종 부양책도 '약발'이 먹히지 않자 전 세계적으로 중국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기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시장에서 투자자금을 정리 중인 외국인은 중국 리스크가 부각될 때마다 한국 시장에서도 투자자산의 현금화를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한국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중국 경기가 휘청거리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국가 중 하나로 꼽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평균주가는 4.61% 하락하면서 1만9000선이 붕괴됐다. 이날 종가 1만8540.68은 6개월만에 최저치다.

대만 가권지수도 장중 7% 이상 떨어지면서 1990년 이래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가권지수는 전날보다 4.84% 하락한 7410.34로 마감하며 2년 8개월만에 최저로 밀려났다.

호주의 S&P/ASX200 지수는 4.09% 내려 2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 됐다. 이날 하락 폭은 2009년 1월 이래 최대다. 8월 들어 하락 폭은 12.3%로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대다.

신흥국 통화가치도 기록적 수준으로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0원 오른 1199.0원으로 마감하면서 2010년 7월 22일 이래 약 5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장중 1200원선을 넘어선 것은 3년 10개월만에 처음이다.

달러 대비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달러당 4.2링깃까지 올랐는데 이는 2005년 7월 고정환율제에서 변동환율제로 전환한 이후 처음이다. 링깃 가치는 고정환율제 도입 전인 1998년 8월 이후 약 17년 만에 최저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도 1998년 7월 이후 17년 만에 최저로, 태국 바트화 가치는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경닷컴 증권금융팀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