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마지막날, 출근 위해 비워두세요
직장인 김한수 씨(32)는 최근 프랑스로 1주일간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업무에 복귀한 그는 휴가 뒤에 오히려 무기력하고 피로를 더 느낀다고 호소합니다. 이른바 ‘휴가 후유증’을 겪고 있다는 것인데요.

휴가 후유증은 생체 리듬이 변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생체 리듬이란 각성(깨어있음)·수면 시간, 식사, 신체활동 등 매일 이뤄지는 생리적인 활동을 전반적으로 포괄하는 말입니다.

휴가 마지막날, 출근 위해 비워두세요
선우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평소에는 코르티솔, 멜라토닌 등 호르몬과 자율신경 계통이 우리 몸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생체 리듬을 잘 작동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휴가 기간에는 평소와 다른 생활 패턴으로 생체 리듬이 깨지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생체 리듬이 깨지면 소화불량을 겪거나 배탈을 앓을 수 있습니다. 감기에 걸리기도 쉽고 밤에 불면증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선 교수는 휴가가 끝나고 바로 업무에 복귀하기보다는 하루 정도 여유 시간을 가지라고 조언합니다. 휴가 기간에 무리하게 활동하거나 장시간 비행기 등을 타면 피로감은 더 크기 때문입니다.

여유 시간을 가지기 힘들다면 직장에 복귀하고 1주일 정도는 생체 리듬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충분히 잠을 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피곤하더라도 규칙적으로 시간을 맞춰 일어나야 합니다. 물을 자주 마시고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합니다. 피곤하다고 커피나 탄산음료를 마시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면 잠을 자는 데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일시적으로 각성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중추신경을 자극해 오히려 피로감이 커질 수 있다고 합니다.

시차적응이 어려운 사람들도 많은데요. 시차 장애를 극복하기 위해 불면증에 좋다고 알려진 멜라토닌 성분 약을 섭취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멜라토닌 효과와 용량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한 뒤 먹어야 합니다. 잠이 깬 뒤 몽롱하거나 악몽을 꾸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