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20일 한명숙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이 나온 직후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오른쪽)가 20일 한명숙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판결이 나온 직후 착잡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3선의 한명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일 9억여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2년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당장 의원직을 잃는 것은 물론 향후 10년간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한 의원을 제외하고 현재 검찰 수사를 받고 있거나 법원 판결을 앞둔 여야 현역 의원 수는 17명에 달해 ‘서초동발(發)’ 정치권 물갈이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야 11명·여 4명 수사·재판 중…'서초동발 물갈이' 신호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여야 의원은 당별로 새정치연합 11명, 새누리당 4명, 무소속 2명 등이다. 이 중 3선 이상의 중진 의원이 13명에 달한다. 여야 모두 20대 총선을 앞두고 중진 퇴진론과 현역 의원 교체론이 나올 가능성이 커 서초동 변수가 각 당의 인적 쇄신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새정치연합에선 중진 의원들이 잇따라 수난을 겪고 있다. 3선의 박지원 의원은 저축은행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최근 대법원 3부에 배당됐다. 5선의 문희상 의원은 처남의 취업청탁 문제로, 4선의 김한길 의원은 고(故)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분양대행업자에게 3억원대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3선의 박기춘 의원도 최근 구속 수감됐다. 서울예술종합학교 교명 변경과 관련한 입법로비에 연루된 김재윤 의원은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고, 신계륜 의원은 이달 중 1심 선고를 받을 예정이다.

새정치연합이 내년 총선 공천 때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에 대해 지역을 불문하고 공천에서 원천 배제키로 하는 방안을 확정한 가운데 사법당국의 조사를 받는 의원 상당수가 공천을 받지 못할 것이란 당내 전망이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선 4선의 송광호 의원이 철도부품업체로부터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대법원에 상고했다. 함께 구속기소된 조현룡 의원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항소해 이달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상은 의원은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풀려나 현재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