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방향성을 잃고 해메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장중 수급에 따라서만 출렁거림을 반복하고 있다.

[초점]'시계 제로' 국내 증시, 방향성 힌트는?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단기 바닥권에 근접했다면서도 회복세를 보이기까지는 1~2개월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700선이 깨지면서 바닥조차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16일 이후 열흘 동안 단 하루(13일)를 제외하고 모두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지수는 120포인트가량 빠졌다. 지난 6일 2038.41까지 올랐던 지수는 이날 장중 1918.34까지 밀려났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밀려나면서 기술적 단기 바닥권에 근접했다고 분석했다. 지수의 추가적인 하락세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부정적인 주변 여건에도 가치 대비 주가(밸류에이션)와 기술적 지표상 변곡점 진입에 근접했다는 신호가 발견되고 있다"며 "전날 1940선마저 밑돌면서 MSCI 코리아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63배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코스피는 지난 4월24일 기록했던 연중최고점인 2189.54 대비 약 10% 빠진 상태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은 1조790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 했다.

서동필 흥국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경우 1900선 수준에서는 반등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등하는 과정에서는 중공업보다는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업종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동휴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는 가운데 9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에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가 기술적 바닥권에 근접한 데 반해 코스닥은 바닥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코스닥의 경우 장중에는 변동성을 확대하다가 결국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중소형주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팔자' 주문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코스닥 장중에는 국내 증시보다 1시간 늦게 열리는 중국 증시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국 증시의 등락에 따라서 단기 방향성을 설정하는 모습이다.

박석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날 4% 넘게 급락한 코스닥의 경우 여전히 변동성 위험이 지속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며 "수급구조측면에서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종목군에 변동성이 집중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역시 기술적인 바닥권에 근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코스닥 급락 국면에서 고점 대비 하락률은 평균 15~17%를 형성하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코스닥의 가격 조정 구간은 650~670선 사이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민하 한경닷컴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