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 폭염에 적조현상 동해로 확산
이달 들어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남부지방 해안 지역에 적조 현상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적조가 남해안 대부분 지역으로 확산되면서 물고기 폐사 등 막대한 재산 피해가 우려된다.

해양수산부 산하 국립수산과학원은 지난 15일 오후 8시를 기해 경북 경주~포항 호미곶 해역에 발령된 적조생물출현주의보를 적조주의보로 대체 발령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 일대 해역엔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의 밀도가 mL당 700~2400개체에 달한다. 적조특보는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의 밀도가 mL당 10개체 이상일 때 출현주의보, 100개체 이상이면 주의보, 1000개체 이상이면 경보가 발령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12일 경남 거제부터 전남 고흥 해상까지 해역에 올 들어 첫 적조주의보를 발령했다. 적조특보는 16일 기준으로 경북 동해안 지역과 부산, 경남 및 전남 완도 지역까지 확대됐다. 기상청은 이달 들어 기승을 부리고 있는 폭염에 수온 및 일조량이 상승하면서 적조가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적조로 인해 양식장의 어류가 집단 폐사하는 등 연간 최대 700억원의 재산 피해를 입고 있다. 2013년엔 적조로 2700만마리의 물고기가 폐사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장비와 인력을 긴급 투입해 적조 방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경상남도는 이날 387척의 배와 906명을 긴급 투입해 저구와 율포만 일대에서 1만5800t의 황토를 뿌렸다. 전라남도도 여수 돌산에서 고흥 염포 종단 해역에 내려진 적조주의보가 적조경보로 강화되자 배 620여척을 투입해 방제작업을 펼쳤다.

당국은 이번주부터 전국의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적조현상이 주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부산, 경남, 전남 등 남부지방은 16일 비가 내린 뒤 이번 주말까지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넘지 않는 날씨가 이어지겠다. 다만 적조는 태풍을 비롯해 초속 15m가 넘는 강한 비바람이 찾아와야 완전히 해소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제16호 태풍 앗사니가 매우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괌 북쪽 해상에서 북상 중이다. 기상청은 “태풍 앗사니의 진로에 따라 한반도 주변의 기압계가 달라질 수 있어 앞으로 날씨도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 등 중부지방엔 17일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는 등 막바지 폭염이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서울 등 중부지방은 오는 20일께 낮 최고기온이 30도 밑으로 떨어지는 데 이어 이번 주말에 비가 내리면서 폭염은 사실상 끝날 것으로 내다봤다.

■적조(赤潮)

바닷물 속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의 대량 번식으로 바닷물 색깔이 붉은빛으로 변하는 현상.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으로 인해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게 된다.

부산=김태현/강경민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