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일반분양 물량에 대한 수요자의 관심은 뜨거운 반면 조합원 물량 거래는 주춤한 모양새다.

조합원 물량은 대부분 선호도가 높은 이른바 '로열층'에 있고 일반분양분보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 그동안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았다.

그러나 조합원 지분은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거나 사업이 지연되면 추가부담금을 내야 하는 위험성이 있다.

건설사가 알선하는 대출을 통해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으로 나눠 자금 부담이 분산되는 일반 분양과 달리 조합원 물량은 자금이 급전이 필요할 때 내놓는 경우가 많아 목돈을 한 번에 내야 하는 부담도 있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에는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조합원 물량에 과도한 웃돈이 붙어 분양가와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가격 경쟁력도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작년에 분양한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신금호 파크자이'도 1년 만에 조합원 물량에 웃돈이 붙으며 분양가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용면적 59㎡ 조합원 물량은 작년 7월 4억2천만∼4억7천만원대에 거래됐으나 가격이 올라 최근 로열층은 최고 5억7천만원대에도 매물이 나왔다.

작년 4월 분양 당시 기준층의 일반 분양가가 5억7천만원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굳이 추가부담금 발생의 위험을 안고 조합원 지분을 인수할 필요성도 낮아진 셈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의 조합원 지분 거래량은 1천438건으로 작년 하반기(7∼12월)의 1천346건보다 6.84% 상승하는 데 그쳤다.

반면 분양권 거래량은 작년 하반기 1천912건에서 올해 상반기 2천514건으로 31.49% 상승해 조합원 지분 거래량 상승률과 5배 가량 차이가 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는 조합원이 되는 게 유리하고 불황일 땐 일반 분양이 유리한데 최근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긴 했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이라 안전한 일반분양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휴가철 이후 서울의 주요 재개발 단지를 중심으로 일반분양 물량이 쏟아진다.

대림산업이 성동구 금호15구역을 재개발한 'e편한세상 신금호'에서는 9월 207가구가 일반분양된다.

단지는 지하 4층, 지상 21층 아파트 17개 동, 전용면적 59∼124㎡ 1천33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현대건설은 이달 동대문구 답십리동에서 지하 3층, 지상 30층 아파트 8개동, 전용면적 40∼84㎡ 764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청계'를 분양하는데 이 중 504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롯데건설은 9월 동대문구 전농동 전농11구역을 재개발한 '동대문 롯데캐슬 노블레스'를 분양한다.

지하 4층, 지상 29층 아파트 5개 동, 전용면적 59∼84㎡ 584가구 중 252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