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저금리 기조와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사무용 빌딩 가격이 치솟고 있다.

몇몇 주요 도시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보다 높은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러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시장 조사 업체인 리얼 캐피털 어낼리틱스(Real Capital Analytics)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에 런던, 홍콩, 오사카, 시카고 등에서 매매된 사무용 빌딩의 가격 수준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또 뉴욕, 로스앤젤레스, 베이징, 시드니에서는 2009년 이후 최고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또 다른 업체인 그린 스트리트 어드바이저스(Green Street Advisors)가 산정한 오피스 빌딩의 가격 지수는 지난달에 사상 최고인 118을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100이었던 이 지수는 2009년에 61.2까지 추락했다가 2010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오피스 빌딩의 가격이 오르는 것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현금이 많아진 게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이 높은 수익을 노리고 저평가된 부동산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실제로 올 1분기 미국의 사무용 빌딩 거래 규모는 2천251억 달러(약 264조 4천억 원)로 작년 동기보다 36% 올랐다.

유럽에서도 작년 동기보다 37% 증가한 1천480억 달러어치의 상업용 부동산 거래가 이뤄졌다.

오피스 빌딩의 수익성은 다른 자산에 대한 투자보다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피스 빌딩의 수익률을 따지는 지표인 자본환원율이 뉴욕에서는 5.7%로 나타나 미국 재무부채권 수익률(2.2%)의 두 배를 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금의 오피스 빌딩 투자 붐은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었던 2000년대 중반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오피스 빌딩의 가격 거품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