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왼쪽)과 솔리스트 홍향기.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왼쪽)과 솔리스트 홍향기.
“고전 발레의 정수를 잘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정석을 따르는 동작, 다양한 인물이 펼치는 솔로 안무 볼거리, 화려한 무대와 이야기를 고루 갖췄죠.”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탁(27)과 솔리스트 홍향기(26)는 14~16일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리는 발레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16일 마지막 공연에서 남녀 주인공인 데지레 왕자와 오로라 공주로 함께 무대에 서는 두 사람을 최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났다.

1890년 초연한 잠자는 숲속의 미녀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와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첫번째 합작품이다. 고전 발레의 모든 동작과 기술이 나와 ‘가장 교과서적인 발레’로 통한다. 고난도의 동작이 보여주는 형식미로 유명하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로 데지레 왕자 역을 맡은 이동탁은 “무용수에게는 여러모로 까다로운 작품”이라며 “엄격하게 짜인 틀 안에서 만들어내는 표정과 몸짓만으로 관객의 공감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발레 ‘오네긴’과 ‘돈키호테’ 등에서 섬세한 연기로 호평받은 그는 “객석에 감정이 전달되는 연기를 하기 위해 음악을 들으며 이미지 트레이닝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품은 3막으로 구성된다. 각각 오로라 공주의 열여섯 살 생일파티, 잠에 빠진 공주와 왕자의 만남, 둘의 결혼식을 담는다. 2막부터 등장하는 왕자와 달리 공주는 1막부터 끊임없이 춤을 춘다. 청혼하러 온 왕자 4명과 차례로 손을 잡으며 한 다리로만 균형을 잡고 서는 아라베스크 동작 등 기교있는 안무를 선보인다. 이번 무대에서 처음 공주를 연기하는 홍향기는 “각 막마다 표현 방법을 달리 해 이야기 전개를 보여줘야 한다”며 “1막에서는 발랄한 10대, 2막에서는 몽환적인 표정을 연기하고, 결혼식 장면에서는 강하고 큰 동작으로 행복을 표현한다”고 말했다.

작품의 형식이 엄격하지만 모든 주역의 표현이 같은 것은 아니다. 홍향기는 “우리는 서로 마주 보는 동작이 많다”며 “그냥 반대쪽으로 움직이는 부분에서도 꼭 한번 눈을 마주친다”고 설명했다. “극중에서 100년 만에 만났으니 그동안 서로 얼마나 보고싶었겠느냐”는 이동탁의 설명이 뒤따랐다.

지금까지 첫 주역을 맡은 작품마다 이동탁과 짝을 이루고 있다는 홍향기는 “이동탁이 연기하는 데지레 왕자는 위엄과 부드러움을 함께 보여준다”며 “2막에서 꿈 속의 공주를 보고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특히 멋지다”고 소개했다.

이동탁이 본 홍향기의 오로라 공주는 정교함과 발랄함이 특징이다. 그는 “홍향기는 기본기가 뛰어나 안무를 정확히 소화한다”며 “공연에서 활발하고 상큼한 오로라와 관객을 압도하는 우아함이 있는 데지레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