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지도자에 대해서도 참석 자제 요청한 적 없어"

미국 국무부는 10일(이하 현지시간) 다음 달 3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중국의 항일승전 기념행사(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는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주권적 결정사항"이라고 밝혔다.

카티나 애덤스 국무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의 논평 요청에 대해 "우리는 박 대통령이 중국 행사에 참석하지 말 것을 요청한 적이 없으며, 어떤 지도자에 대해서도 참석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적이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정부가 박 대통령의 참석 문제에 대해 '주권적 결정사항'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외교적 관점에서 당연한 발언이지만, 이번 행사 자체를 공개적으로 비판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여기에는 다음 달 말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중국과의 갈등을 키우는 모양새를 자제하려는 포석도 깔려있다.

다만, 미국 정부로서는 전승 기념행사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중국이 행사와 연계된 '열병식'을 통해 패권을 과시하거나 한·미·일 3국 사이의 '틈새'를 벌리려는 의도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관측이다.

이에 앞서 백악관도 박 대통령에게 행사 참석을 하지 말라고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공식으로 확인한 바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9일 미국이 이번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하지 말 것을 외교 경로를 통해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고 보도해 논란이 일었다.

(워싱턴연합뉴스) 노효동 특파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