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 견고…반짝 불꽃 아니다"

월가의 억만장자이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의 돌풍은 '반짝 불꽃'이 아니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CNBC 방송의 '스쿼크박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트럼프는 말실수가 좀 과하긴 하지만, 그것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의 견고한 지지기반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트럼프가 상당기간 견고한 지지기반을 유지할 것이라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면서 "더욱이 트럼프의 자금은 바닥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트럼프는 지난 6일 공화당 대선후보 첫 TV토론 이후 여성비하 발언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고 있으나, 이후 실시된 NBC 뉴스와 서베이몽키닷컴의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23%의 지지율로 확고부동한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버핏 회장은 "공화당 전당대회가 다가오면 트럼프는 많은 선거인단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다만 후보가 많은 만큼 누구도 확실한 다수를 차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공화당 경선을 "많은 군중을 끄는 스포츠 경기"에 비유하기도 했다.

버핏 회장은 다만 최종적으로 누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농담조로 "내가 만약 누구라고 예측한다면 그 후보한테는 죽음의 키스가 될 것"이라며 언급을 삼갔다.

이런 가운데 버핏 회장의 트럼프 칭찬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그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이외에 트럼프에게도 사이드 베팅을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민주당원인 버핏 회장은 일찌감치 클린턴 전 장관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지난해 10월에는 경제전문지 포천이 주최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지도자회의'에 참석해 "(차기 대선에서) 힐러리가 승리할 것이다. 그쪽에 돈을 걸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