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근서 도의원, 경기재난안전본부 녹취록 공개…"먼저 간 이유·행적 밝혀야"

지난달 18일 낮 12시께 경기도 용인의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담당 임모(45)씨 수색 현장에 소방관보다 국정원 동료직원들이 먼저 도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기도의회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안산6) 의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며 경기도재난안전본부로부터 제출받은 녹취록을 공개했다.

지난달 18일 오전 11시20분 29초∼11시24분12초 사이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상황실 근무자와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 간의 통화내용을 보면 상황실 근무자가 "보호자는 어디 계시는데?"라고 묻자, 출동 소방관은 "보호자는 이쪽에 나온 거 같진 않고 집에 있고 직장동료분이 근방에 계셔서 저희랑 한번 만났습니다"라고 답한다.

이어 "아 직장같이 다니는 사람이?"라고 질문하자 "네 직장동료가 인근에 계셔서 직장은 서울에 있으신 분이고 여기 (용인시 이동면) 화산리 쪽이랑 해서 자주 왔다갔다하신답니다"라고 응답한다.

출동소방관은 "직장동료분이 인근에 있어서 보호자한테 연락을 받고 저희랑 지금 만났어요"라고 보고한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1시35분10초∼11시36분33초 사이 다른 상황실 근무자와 다른 출동 소방관 간의 통화내용에 따르면 상황실 근무자가 "그 위치추적 관계자 같이 없어요?"라고 묻자 출동 소방관은 "없어 그 사람들 차 가지고 가서 그 사람도 나름대로 찾아준다고"라고 답한다.

이에 대해 양 의원은 "상황실 근무자와 현장 소방관이 통화한 시간대와 내용을 보면 복수의 국정원 직원이 수색현장에 먼저 도착한 정황이 뚜렷하다"며 "국정원은 이들이 현장에 먼저 도착한 이유와 현장에서 무엇을 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숨진 임씨 수색과 관련한 당일 소방 무전과 전화통화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국정원 관계자도 "수사중인 사항에 대해 특별히 입장이 없다"며 "개별적인 의혹 제기에 대해 일일이 대응을 안한다"고 밝혔다.

임씨는 지난달 18일 낮 12시께 용인시 처인구 이동면 화산리 한 야산 중턱에 세워진 자신의 마티즈 승용차 안에서 번개탄을 피워 숨진 채 발견됐다.

(수원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ch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