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전문가인 EH경매연구소 강은현 대표는 여름 휴가철에 집중적으로 경·공매 입찰에 참여한다. 많은 투자자가 휴가를 떠나면서 입찰 경쟁이 줄어드는 까닭이다. 이때는 응찰가격도 평소보다 낮게 써낸다. 낙찰가격이 낮은 경우가 많아서다.

강 대표는 “경매 고수들은 여름휴가 시즌, 설·추석 연휴 전후, 폭설, 폭우 등의 시점을 노린다”며 “내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도 여름 휴가철에 경매 물건이나 급매물을 노리거나 청약에 참가하는 전략을 구사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남들 놀 때 꾸준히 청약해야”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다. 상한제 규제가 폐지돼 분양가가 치솟고 있는 민간개발 단지와 다른 점이다. 이들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실수요자들이 신도시와 택지지구 아파트 청약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그러나 당첨은 쉽지 않다. 너도나도 청약에 나서면서 경쟁률이 수백 대 1까지 치솟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래도 꾸준히 청약해야 한다. 인터넷을 통해 청약하는 만큼 2~3분만 시간을 내면 된다. 게다가 당첨만 되면 저렴하게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다. 분양대행업체인 프론티어마루의 김한모 대표는 “당첨되자마자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는 단지가 계속 공급되고 있다”며 “지금은 집에 있는 청약통장을 총동원해 청약할 때”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휴가철에도 청약을 중단하면 안 된다고 강조한다. 경쟁자들이 휴가를 떠나면서 경쟁률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월무 미드미디앤씨 대표는 “마음을 비우고 꾸준히 청약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휴가지에서도 청약 일정을 챙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일반 주택 매매도 여름 휴가철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들어 치솟는 전셋값에 놀란 세입자들이 내집 마련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작년 말부터 가격이 급등한 게 부담이다. 그나마 매물도 많지 않고, 사겠다고 나서면 매도를 보류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여름 휴가철에는 집 보러 다니는 사람이 줄어 조금이나마 매수자에게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때맞춰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진다는 뉴스가 나온 터여서 더욱 그렇다.

○가을 성수기 겨냥한 저가 매수 가능

투자 고수들이 여름 휴가철에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유는 비단 경쟁이 줄어들기 때문만은 아니다. 가을 성수기를 앞두고 있어서다. 통상 집값 상승기에 기존 주택 매매가격은 명절 전후에 많이 오른다. 이사 수요가 많아 전세나 매매 시장의 성수기에 해당하는 시기다.

안동건 부동산차트연구소 대표는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투자자들이 여름 휴가철을 저점 매수 기회로 적극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